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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도박

스위스 뉴취리히 신문은 8월 3일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에 관한 비교적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인쇄해보니 A4 5페이지 불량이다. 도쿄 특파원 마틴 쾰링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을 인터뷰한 내용을 중심으로 남북관계 및 대북정책의 변화를 다뤘다. 논란의 여지를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원문에 충실하게 번역하고 마지막에 이 기사에 대한 나의 해설을 개진해 보기로 한다. 기사의 핵심은 윤석열 정부가 북한 미디어 접촉을 허가하고 국가보안법을 폐기에 동의한다는 내용이다. 남과 북은 1948년 이후 상호간 정보교류를 차단해왔다. 이념적, 경제적 체제경쟁이 치열하던 시절에 만들어진 조치였다. 물론 제한은 있었지만 상호 여행과 정보교류가 가능했던 독일과 달리 한반도는 분단 이래 모든 종류의 접촉을 차단해왔다. 왜냐하면 상호..

이슈토크 2022.08.04

라인강 한강은 기적의 두 물

독일의 주요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FAZ)는 2022년 7월 28일 독일통일과 유럽 체제전환을 연구할 미래센터 설립계획을 보도했다. 연방정부가 2억 유로의 예산을 투입해 설립할 미래센터는 2028년 개관할 예정이다. 1989/90년 동독의 변혁과 그로 인한 결과, 동독인들의 통일 후 30년간의 업적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균형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또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의 체제전환과정의 장단점을 비교 연구해 EU 통합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독일의 계획은 통일을 이루어야할 우리에게는 神의 선물이 될 것이다. 독일통일은 기적이다. 전범국이자 분단국이 자유평화통일을 이루어내고 통일 30년을 제2의 라인강의 기적으로 만들어온 독일민족이다. 이런 기적과 같은 독일통일은 역사가 분단국..

북한 방송의 국내개방?

정부가 북한 방송의 국내 개방을 허용할 모양새다. 야당의 색깔론을 잠재우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보이지만 역효과를 불러올 따름이다.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우리 사회는 진영 간 극단 대립과 분단국으로서 피할 수 없는 이념전쟁을 치르고 있다. 좌우 모든 정권이 탈이념 실용을 내세우고 있지만 그야말로 립 서비스에 불과하다. “보수는 궤멸시켜야 한다”, “대북전단금지법” 등에는 이미 좌파 이념이 깊숙이 농축되어 있다. 명령을 무시한 채 개최한 총경들의 집단행동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욱이 팬덤으로 얼룩진 국내정치의 현실에서 이성이나 상식, 법치나 논리는 무시되기 일쑤다. 이런 상황에서 프로파간다 챔피언인 북한 방송을 일방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예를 들어, 북한 발로 김건희..

이슈토크 2022.07.26

독일의 대러시아 정책이 우리 대북정책에 주는 시사점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세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유가, 식량 등 가격이 폭등하고 미국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은 직격탄을 맞았다. 대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독일에 대해 푸틴은 노드스트림1 파이프라인을 60% 잠갔다. 숄츠 총리도 지난 2월 개통을 얼마 남기지 않은 노드스트림2 마무리 공사를 중단시켰다. 전문가들은 독일이 전후 최대의 경제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진단이다. 통일 때 감당해야 했던 부담보다 훨씬 크다. 문제는 독일의 모든 산업계의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평균 20%에 달한다는 데 있다. 화학, 철강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자동차 부품인 알루미늄과 경금속을 생산하는 200개 주물산업 용광로의 에너지원은 100% 러시아 천연가스다. 만약..

[독일의 오판, 푸틴의 저주]

푸틴이 가스공급을 60% 이상 줄이자 독일의 산업계는 위기로 치닫고 국민은 '추운 겨울' 공포에 떨고 있다. 슈피겔은 6월 25일 푸틴을 '살인마'(Kaltmacher)라며 이 상황을 커버스토리로 보도했다. 보도의 핵심 내용 세 가지는 1. 전임 메르켈 정권이 미국 및 동유럽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의 러시아 의존도를 높여왔다는 비판 2. 현 하베크 경제성장관(녹색당)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두 번째 가스파이프 라인인 노드스트림2을 몰수할 것이라는 계획 3. 푸틴이 독일을 짓부수려 하지만 독일은 절대로 부숴지지 않을 것이라는 하베크의 의지 등이다. 이 보도의 근저에는 독일 정치권에 광범위하게 깔려 있는 기능주의적 접근에 대한 비판이 담겨져 있다. 즉 '접근을 통한 변화'로 교류협력 및 경협을 통해 신..

한국판 기욤?

남한에 북한 간첩? 당연하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분단국이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많은 민주당 정치인, 좌파 시민단체 그리고 태평시대를 살아온 평범한 시민들 중에도 "no"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평화적으로 보여도 간첩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분단 시대 동서독은 평화가 정착된 모범사례였다. 방송교류에 이어 민간인 방문도 빈번했으며 국제사회는 동서독의 평화공존을 거의 확신했다. 그러나 분단 40년 동안 슈타지 요원 3만 명이 서독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작을 벌였고, 이들에게 포섭된 서독인도 12,000명에 달했다. 이들은 정치권을 물론 기업에 들어가 산업기술들을 빼돌리는 한편, 적군파 등 좌파 단체들과 연계해 납치 등 각종 범죄를 주..

이슈토크 2022.06.21

러시아, 제2의 북한

스위스 언론 나우(NAU)는 6월 14일 푸틴이 전쟁을 이어가며 러시아를 제2의 북한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국제사회의 제재도 강화되어 러시아의 고립화는 심화되고, 민생경제는 악화될 것이며, 내적 갈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푸틴의 권력을 대체해야 한다는 보도다. 이 보도에서 국제사회에 비쳐지는 북한 김정은의 이미지를 명확하게 확인하게 된다.

탈옥, 또 하나의 의미

독일의 인기 대중 주간지인 슈테른은 5월 1일, 북한 당국의 스마트폰 통제 시스템을 풀어내는 해커들을 “자유투사”라고 부르고 그 일을 혁명적 행동이라고 보도했다. 탈옥(Jailbreak) 역시 북한 주민들이 당국의 스마트폰 통제 장치를 풀어내는 의미다. 자유투사들은 높은 위험을 무릅쓰고 해킹을 하는가 하면 친구나 다른 사람들의 스마트폰을 일정 금액을 받고 해방시켜 주기도 한다. 북한의 통제는 두 가지,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인트라넷에서만 가능케 하거나 스마트폰 컨텐츠에 대한 자기검열 시스템을 장착해 불법 정보는 삭제할 수 없는 스크린샷 자동기능으로 촬영해 증거자료로 할용한다. 김정은에게 자유롭고 풍요로운 외부세계는 “눈엣 가시”다.

김정은, 몰락 직전?

독일 최대 유료판매 부수를 자랑하는 빌트(Bild)는 북한 경제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몰락하고 있다며 “붕괴 직전의 김정은?”(Kim vor dem Kollaps?)이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다. 지난 2월 16일 김정일 80회 생일을 맞자 폭죽놀이, 대규모 집회 및 김정은에 대한 충성대회들이 있었지만 북한이 스스로 밝힌 경제관련 지표들을 봐도 현재 상황은 축제를 즐긴 만한 상황이 아니다. 이런 맥락 하에서 빌트는 북한 전문가 비인 대학의 뤼디거 프랑크(Rüdiger Frank)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북한 경제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있다. Q: 북한의 경제상황을 보면 생존을 걱정할 상황인데.... A: 북한이 내놓은 경제지표들은 불투명하다. GDP 수치는 생략한 채 경제성장률만 공개한다...

독재자와 경협 = 자유없는 평화

오스트리아 매체인 데어 슈탄다르트(der Standard)는 12일 북한이 동의도 없이 금강산 해금강 호텔 및 골프 시설을 철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시설은 한국의 소유물로 사전에 당연히 동의를 구했어야 했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남북 경협의 상징으로 2018년까지 큰 무리없이 운영되었지만, 북한 군이 남한 관광객 박왕자를 사격해 사망케 한 사건이 발발해 중단되었다. 이 사건은 공산독재 정권과의 경협이 얼마나 무의미한 가를 정확하게 시사하고 있다. 남북경협에 진영 논리는 어불성설이라며 무조건적 경협을 주장해온 사람들이 여전히 각광을 받고 있는 현실이 걱정이다. 독일의 통일 총리 헬무트 콜(Helmut Kohl)은 평화를 내세우며 경제적 지원을 요구했던 동독 정권을 향해 "자유없는 평화는 허구"라며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