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언론의 북한 뉴스

[독일의 오판, 푸틴의 저주]

박상봉 박사 2022. 6. 30. 12:26

 

푸틴이 가스공급을 60% 이상 줄이자 독일의 산업계는 위기로 치닫고 국민은 '추운 겨울' 공포에 떨고 있다. 슈피겔은 6월 25일 푸틴을 '살인마'(Kaltmacher)라며 이 상황을 커버스토리로 보도했다.

보도의 핵심 내용 세 가지는

1. 전임 메르켈 정권이 미국 및 동유럽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천연가스의 러시아 의존도를 높여왔다는 비판

2. 현 하베크 경제성장관(녹색당)이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두 번째 가스파이프 라인인 노드스트림2을 몰수할 것이라는 계획

3. 푸틴이 독일을 짓부수려 하지만 독일은 절대로 부숴지지 않을 것이라는 하베크의 의지 등이다.

 

이 보도의 근저에는 독일 정치권에 광범위하게 깔려 있는 기능주의적 접근에 대한 비판이 담겨져 있다. 즉 '접근을 통한 변화'로 교류협력 및 경협을 통해 신뢰를 쌓으면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이론에 대한 반격이다.

원래 접근을 통한 변화는 브란트의 동방정책의 실천방안이며 기민련도 동의해 콜 역시 사민당의 대외정책을 이어갔다. (물론 사민당은 동독 정권에 초점을 맞춘 반면, 기민련은 동독 인민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사통당이 개혁의 주체가 되길 원했던 것이 사민당이었다면 동독주민들이 개혁세력으로 등장하기를 바라고 지원했던 것이 기민련이다)

 

실제로 서독은 다양한 교류 협력으로 동독의 변화를 이끌었다. 1989년 동독 호네커 정권을

몰락시킨 라이프치히 무혈혁명은 그 열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련의 개혁 개방을 이끌었던 고르바초프의 등장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최근 슈피겔을 비롯한 여러 언론은 일제히 이런 기조가 오류였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소련 제국주의의 부활이라는 망상에 빠진 독재권력 중독자에게 이런 접근은 순진무구, 희망바라기, 채무콤플렉스 등등 이라는 지적이다. 노드스트림 사업은 애당초 푸틴의 함정이었고 이제 그 복수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권에 이어 정권 교체 이후에도 여전히 통합을 통해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고문에 빠져 있는 사람들이 있다. 김정은은 푸틴보다 더 폭력적이고, 더 잔혹한 권력 중독자임을 언제쯤 깨달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