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

한국판 기욤?

박상봉 박사 2022. 6. 21. 11:59

남한에 북한 간첩?

당연하다. 왜냐하면 우리나라가 분단국이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날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많은 민주당 정치인, 좌파 시민단체 그리고 태평시대를 살아온 평범한 시민들 중에도 "no"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평화적으로 보여도 간첩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분단 시대 동서독은 평화가 정착된 모범사례였다.

방송교류에 이어 민간인 방문도 빈번했으며 국제사회는 동서독의 평화공존을 거의 확신했다.

그러나 분단 40년 동안 슈타지 요원 3만 명이 서독을 대상으로 다양한 공작을 벌였고, 이들에게 포섭된 서독인도 12,000명에 달했다.

 

이들은 정치권을 물론 기업에 들어가 산업기술들을 빼돌리는 한편,

적군파 등 좌파 단체들과 연계해 납치 등 각종 범죄를 주도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브란트 총리의 보좌관 기욤이었다. 고정간첩 기욤은 1956년 20대 후반에 아내와 함께 서독으로 위장 탈출해 담배 가게, 커피하우스를 운영했다. 그리고 68년에는 정당에 가입해 신뢰를 쌓아 총리 보좌관에 올랐다.

브란트 총리는 기욤을 신뢰해 부재 중에는 개인 팩스까지 직접 챙기며 정보를 수집해 동독에 넘겼다. 이런 스파이 행각은 73년 연방정보국(BND)과 헌법수호청의 추적으로 드러나 체포되었다.

서독 법원은 기욤에게 징역 13년, 아내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한 바 있다.

 

기욤 사건은 분단이라는 운명이 잉태한 비극이다. 기욤 부부는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조국 통일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분단 쌍둥이인 대한민국, 어디선가 맹활약하고 있는 한국판 기욤들을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