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재건

국가 별 동독진출현황

박상봉 박사 2006. 7. 4. 14:23
 

국가 별 동독 진출현황


냉전의 종결과 함께 드러난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비효율성은 구 사회주의 국가로 하여금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유도하였으며 그 핵심작업의 하나가  바로 기업을 개인투자자들에게 사유화시킴으로 전환체제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다.   

사유화의 방법이 나라마다 다른 과정 속에서 진행되고 있지마는 근본적인 목적은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 경제에 참여하고 있는 경제주체들의 경제행위에 변화를 주고자 하는 데 있었다. 하지만 축적된 자본의 결핍으로 어려움에 시달려왔던 대부분의 구 사회주의 국가들은 사유화의 작업을 통해 해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고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각종 혜택도 제공하기도 했다. 막강한 서독의 경제력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트로이한트 조차도 뉴욕, 동경 등지에 지사를 설치해 운영하는 등 사유화 과정에 해외투자자의 참여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흔히 트로이한트의 실책 중에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것처럼 동독기업의 사유화 작업은 초기에 서독기업에 우선권을 주는 식으로 추진되었다. 그나마 해외 투자자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은 서독기업 등 투자자들의 동독기업 인수작업이 일단락 되었던 91년 중반부터였다. 트로이한트는 사유화 작업 초기부터 동독기업의 노른자위를 서독기업들에게 판매(Rosinenverkauf) 하는 일에 열중하였으나 그 후 서독기업이 투자여력과 마인드가 위축됨에 따라 외국투자자의 중요성을 늦게나마 인식 해외로부터 투자자를 유치할 것을 결정, 1991년 9월 오스트리아에 트로이한트 지사설립을 시초로 그 해 10월 일본 동경 그리고 11월 뉴욕에 각각 지사를 설립하였다.


비 유럽권에 지사를 설립한 것은 일본과 미국의 두 나라에 불과했으며 유럽국가들에는 오스트리아 외에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 등지에 지사를 설립했고 92년 8월에는 마지막으로 네덜란드에 지사를 설립해 해외 투자자의 동독진출이 가속화되었다. 이것은 92년 12월 10일 베를린 소재 트로이한트 본부에서 있었던 지사 대표자들의 회의에 따른 결과이기도 했다. 지사대표들은 이 모임에서 국가별 동독기업 인수현황 및 동독 진출에 따른 투자국의 애로점과 개선점에 대한 논의를 갖고 94년 말로 종결될 트로이한트 사업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해외 마케팅을 질적으로 강화할 것을 결의했다.

당시 투자자들의 투자 및 고용계획에 따라 국가별 동독기업 인수현황이 발표되기도 했다. 동독지역의 주요 투자국은 프랑스를 비롯해 스위스, 영국 등 유럽국가들이며 10대 투자국 중에서 비 유럽권 국가는 미국과 캐나다가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유럽에 많은 투자를 해왔던 경제대국인 일본이 상대적으로 동독기업 인수에 소극적이었다는 사실은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일본의 동독 진출은 오로지 건별로 2개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일본 동경의 트로이한트 지사장 폰 슈타켈베르그 씨는 노무라 증권의 보고서를 인용 “일본이 동독 진출에 소극적인 것은 일본 국내경기의 활황으로 경기가 좋지 않은 유럽 쪽의 진출을 고려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서독정부의 보이지 않는 차별이 투자의욕을 감퇴시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표12 : 국가별 동독기업 인수현황 (92년 10월말 현재)

- 투자 및 고용계획을 기준으로 -

 

 

국  가

인수후 투자계획

(백만 마르크)

인수후 고용계획

(명)

인수기업수

프랑스

2,659

18,048

56

스위스

1,059

15,694

96

영  국

1,365

13,340

73

미  국

2,673

10,922

53

오스트리아

573

11,784

65

캐나다

1,820

16,555

6

네델란드

1,033

7,344

48

이탈리아

584

3,538

23

스웨덴

108

3,500

23

덴마아크

410

2,707

23

기  타

2,067

9,889

57

합      계

14,350

113,321

523


                                                                                    

종합해본다면 92년 말 현재 해외투자자들이 인수한 동독기업은 총 523개이며 이들이 인수조건으로 약속한 투자계획은 총 143억 마르크에 총 11만 3천여 명의 일자리가 보장되었다. 인수기업수로는 스위스가 총 96개 기업을 인수함으로 해외투자국 중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인수규모로 평가한다면 프랑스가 총 26억 마르크 규모의 투자와 1만8천여 명의 고용을 보장해 해외투자국 중 가장 중요한 동독 진출국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투자규모는 대략 1만4천여 개의 동독기업이 인수대상인 전체규모를 보아 상당히 소량이라고 할 수 있으나 이런 결과는 서독의 관계당국과 트로이한트의 안일한 대처와 전략 부재로 보아 당연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반적이었다.

한 룩셈부르크 건설회사 대변인은 “서독의 콜 수상과 재무부 바이겔 장관이 해외투자자들의 동독기업 인수현황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라며 사유화 작업에 편파적이고 소극적인 것은 독일정부와 트로이한트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미해결재산권 문제에 대한 독일정부의 소극적 대응으로 초기에 희망을 갖고 동독투자를 추진했던 많은 동료 사업가들이 진출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투자대상지를 찾고 있다고 지적하곤 했다.


해외투자자들이 구(舊) 동독 지역에 투자한 사업 중 수십 억 마르크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살펴본다면 프랑스의 석유콘쩨른 엘프(Elf)의 동독 화학 산업인수, 영국의 빅(BICC) 社의 베를린 전선업체 오버슈프레의 인수, 미국 GM 오펠의 아이제나흐 자동차 사업진출 그리고 이탈리아 리바그룹(Riva)의 헤니히스도르퍼 철강회사 인수 등 4건은 이러한 투자환경 속에서도 성사된 대규모 투자로 평가되어 진다.

특히 표12에서 보듯이 인수기업 당 고용인원은 평균 2백명 이하로 전체적인 외국인 투자는 소규모로 진행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캐나다의 경우는 총 6개 기업을 인수하였는 데 불과한데 고용은 1만6천여 명을 보장하고 있어 기업 당 평균 3천여명의 고용을 계획한 바 있다. 대량실업의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투자의 형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로부터 캐나다 기업들이 인수한 동독기업은 주로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사실을 미뤄 짐작할 수 있고 이 경우 구 사회주의 체제에 길들여진 노동자들을 어떻게 관리 효율적인 생산활동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 방안에 대해 세심한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트로이한트에 의하여 판매된 기업들을 산업별 살펴본다면 다음과 같다.



표13 : 산업별 사유화 현황 (92년 9월말 현재, 단위 퍼센트)

 

산               업

사  유  화  율 (%)

섬유 및 의류산업

13

가죽 및 신발산업

14

농 업

17

장난감 산업

26

목 재

26

정밀 광학산업

31

유 통 업

32

전기 전자산업

33

철강 및 경금속업

33

플라스틱 산업

34

기계 제작업

37

에너지 산업

38

화 학

40

무 역 업

42

음료 및 식품업

45

종이 인쇄업

45

서비스업

48

자동차 산업

49

석조 및 유리산업

49

건 설 업

58



건설업이 58%로 가장 효과적으로 사유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시장경제 체제로의 전입으로 경쟁력이 약한 업종은 상대적으로 낮은 사유화율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92년 가을 현재 사유화율은 약 40%에 달하며 93년 3월 현재 약 90% 정도의 동독기업이 트로이한트에 의해서 처리되었다.

            

# 우리나라 기업 중에서 트로이한트를 통해 동독의 기업을 인수한 삼성전관은 동베를린 소재 브라운관 공장을 상징적인 가격 1 마르크에 인수한 바 있다. 이 브라운관 공장은 일본의 도시바에 납품을 해온 회사로 어느 정도 기술력을 인정받았던 회사였다. 트로이한트는 삼성전관에게 이 기업을 1 마르크에 판매하며 그 대신 상당수의 고용인력을 승계하고 해고는 단계별로 추진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I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