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분단극복

마피아와 통일독일

박상봉 박사 2006. 6. 8. 18:16
 

마피아와 통일독일

- 러 마피아, 체제개혁의 암적 존재


통일 직후 수도 베를린 중심가인 쿠담 거리의 한 고급화랑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러시아 출신 사업가로 오래 전 서독에 이주해 화랑을 경영하며 거부가 된 인물이다. 그는 이마 정 가운데에 총을 맞고 사망했는데 러시아 마피아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소련의 붕괴와 더불어 거리로 내몰린 KGB 요원, 공산당간부, 군인들이 지역의 신흥 실력자들과 결탁해 개혁의 혼란기에 집중적으로 양산된 러시아 마피아는 경제적 이권은 물론이고 정치권력에도 막강한 파워를 행사하고 있다. 정적으로 판단되는 정치인들에게는 가차없이 보복이 가해져 러시아에서는 지금까지 무려 9명의 의원이 이들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지난 1994년 안드레이 아이제르지스 의원의 살해를 시작으로 자유 러시아당의 세르게이 유센코프 의원도 작년 4월 이들의 총격을 받고 세상을 떠났다.


러시아 마피아의 무대는 이렇듯 국경과 상식을 초월한다. 심지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마피아와 무관하지 않으며 상당수의 고위 공직자들도 마피아와 상부상조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러시아다. 독일의 데어 슈피겔(Der Spiegel)은 작년 5월 19일 푸틴 대통령이 독일 헤센 주(州) 뫼르펠덴에 본사를 둔 독러 합작회사인 ‘상트 페테르부르그 부동산 지주회사(SPAG)’의 자문위원으로 있을 때 수십억 달러의 검은 돈이 이 회사를 통해 세탁되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마피아는 단순한 보호세를 뜯는 거리 마피아에서부터 정부 고위직과 사업가들과 결탁해 이권을 챙기는 조직 마피아까지 다양하며 1만 개에 이르는 조직과 행동대원도 50만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직 마피아는 4만 개의 기업을 운영하며 우크라이나, 리투아니아 등 연방에서 독립한 국가는 물론이고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에도 침투해 각종 이권을 챙기고 있다. 특히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과 국영기업의 민영화 사업은 러시아 마피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이런 러시아 마피아가 최근에는 부산까지 진출했다. 극동 연해주를 중심으로 한 마피아들이 명태잡이와 관련된 이권을 챙기기 위해 부산에서 암살극을 벌이기도 했다. 러시아나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동유럽 국가들의 개혁이 후퇴하고 국민경제와 서민들의 삶이 좀처럼 나아지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런 마피아들의 이권 때문이다.

이와 달리 동독의 개혁과 체제전환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독의 막강한 재정과 함께 개혁을 와해시키는 마피아들의 침투를 완벽하게 막아낸 결과다. 이미 독일은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이 뿌리내리지 못한 유일한 나라라는 평도 있다. 독일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무엇보다도 청렴결백한 공무원, 법과 원칙을 집행하는 데 한치의 양보도 없는 사회가 만들어낸 것이다.


통일 10주년을 맞아 지난 2000년에 독일의 지성지 ‘디 차이트(Die Zeit)’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동독인의 80%가 통일 이후의 사회에 만족하고 고향의 포근함을 느낀다고 응답한 반면, 5%는 불만족, 15%는 아직 적응하는 중이라고 대답했다.

또한 1993년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32%가 통일의 수혜자로 여겼다면 2000년에는 이 수가 59%로 거의 두 배 늘었다. 이들은 35세 이하의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었고 개혁의 과정에 적극 동참해 능력을 인정받은 새로운 직업인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미래 통일한국의 준비도 이런 마피아의 침투를 어떻게 차단하느냐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IUED

 

 

                     

 

  ◇경찰이 마피아를 검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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