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컬럼 및 논단

[분단국의 運命]❽ 통일, 같은 말 다른 의미

박상봉 박사 2018. 5. 23. 14:09

[분단국의 運命]통일, 같은 말 다른 의미

 

중국시보(中國時報)520일 아시아 패권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늦어도 2030년 이전에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 주 통일부가 주최한 2018년 한반도 국제학술포럼이 카자흐스탄 알마티 국립대학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북한 통일연구원 정기풍 소장은 연방제가 아닌 통일방식을 추구하면 전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 언급된 통일은 자유통일과는 거리가 멀다. 대만을 중국 공산주의에 편입시키고 대한민국을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 흡수하는 공산통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통일부를 비롯해 통일관련 연구기관 및 단체가 100여 개가 넘는다. 북한에도 통일전선부나 통일연구소가 있다. 물론 남과 북의 통일연구소가 의미하는 통일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남한 내 통일 목소리가 변질되고 있다. 자유통일에 대한 자신감이 담겨있지 않다.

 

지구촌 5개 분단국 중에 유일하게 자유민주통일을 이루어낸 독일통일은 각종 왜곡과 흑색선전으로 실체와는 다르게 전해져 왔다. 특히 통일비용을 둘러싼 논문, 에세이. 기사들은 거의 대부분이 실체와 다르다. 나는 이런 현상을 장 담근 이야기는 빼놓고 구더기만 강조한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해왔다.

 

독일 할레연구소 울리히 불룸은 한국에는 통일부를 비롯해 대학마다 통일연구소가 있지만 통일에 대한 열망은 결여된 현실을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통일에서 자유가 사라지고 있다는 데 있다. 정부가 주도한 개헌안 초안에는 자유가 빠져 야당의 강력한 반발을 초래하기도 했다. 연방제 통일을 내 건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는 통일부나 관련 연구기관들이 문재인 코드 따라잡기에 혈안이다. 통합-통일 프레임이 대표적이다.

 

독일이 통일 후 많은 통일비용과 사회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2018년 유럽 최강의 국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통일과정에서 자유와 시장의 가치를 지켜냈기 때문이다. 통일총리 헬무트 콜은 호네커 몰락 후 등장한 크렌츠의 연방제안에 대해서는 동독이 최우선적으로 할 일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가권력을 창출하는 일이라고 대응했다. 결국 1990318일 동독은 최초의 자유선거를 실시해 드메지어 정권을 창출했다. 새로 구성된 인민회의는 1990823일 동독이 서독 체제에 편입할 것을 의결했다. 찬성 294, 반대 62, 기권 6표로 압도적으로 통과되었다. 새벽 247분 일이었다.

 

19891219일 베를린 장벽 해체 후 40일 만에 동독 드레스덴을 방문한 콜 총리는 헬무트!’를 연호하는 동독주민들을 향해 여러분 자유없는 평화는 허구입니다. 자유를 위해 투쟁하십시오, 신의 가호가 있을 것입니다.”라고 연설했다.

 

분단국으로서 자유통일을 수호하는 일은 김정은에게서 핵을 포기시키는 일 만큼 어렵다. 2018년 대한민국의 상황이 이를 정확히 대변하고 있다.


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