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컬럼 및 논단

[분단국의 運命]❹ 전쟁 對 평화

박상봉 박사 2018. 5. 3. 16:03

[분단국의 運命]전쟁 평화

 

김대중 대통령은 20006월 남북 정상회담 후 한반도에서 전쟁은 사라졌다고 선언했다. 영국 수상 체임벌린은 1938년 히틀러와 뮌헨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했다. DJ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체임벌린은 런던 시민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DJ는 핵에 대해서도 북한은 핵을 개발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대북지원금이 핵 개발에 사용된다는 유언비어(流言蜚語)를 퍼트리지 말라. 북한이 핵을 개발하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미담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3DJ가 현대를 통해 정상회담 대가로 5억 달러를 송금한 사실이 드러났다. 북핵 발언도 6년 만에 허언(虛言)이 되었다. 2006109일 진도 4.2의 강진이 감지되었다. 진원지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로 북한이 지하 핵실험을 강행한 것이었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선 지 3년 반이 지난 시점이었다.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유엔 안보리가 소집되고 대북제재결의안 1718호를 채택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 야욕은 그치지 않았다. 거의 3년 주기로 추가 핵실험을 단행했다. 이명박 정권 때 2, 3; 박근혜 정권 때 4, 5차 핵실험을 실시했으며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직후인 201793일에도 6번째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렇듯 북한이 하나 둘 핵보유국의 지위를 확보해 가고 있었지만 우리의 햇볕정책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진보 좌파의 그렇다면 전쟁하자는 것이냐는 공세를 견디지 못했고 우파는 극우 골통이라는 프레임의 덫에 걸리지 않으려 몸을 낮추었다. 어느 새 사회는 어떤 (나쁜) 평화도 어떤 (정의로운) 전쟁보다 낫다라는 레토릭에 세뇌되어 있었다. 문재인, 정세균을 비롯한 현재 여당의 많은 정치인들의 전쟁관(戰爭觀)이 대세로 굳어갔다.

트럼프의 대북 선제공격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북한의 핵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사드 배치도 살얼음판이다. 물론 역사는 이런 자칭 평화주의자들의 전쟁관과는 딴판이다. 히틀러는 평화협정 후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폴란드를 침공해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다. 호치민은 1973년 파리 평화협정을 체결한 후 베트남을 침공해 적화통일을 완수했다.

 

전쟁의 반대는 평화라는 구호는 침략자들의 방패막에 불과했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택했지만 나라를 빼앗겼고 굴욕을 당했다. 1950625일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나라가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빠졌다. 전쟁을 포기했다면 대한민국은 지도에서 사라졌고 5천만 국민은 김정은의 폭정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 등 16개국이 참전해 북한을 격퇴시켰다. 물론 좌파는 6.25 전쟁을 민족해방전쟁이라며 미 제국주의로부터 민족을 해방시키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말한다.

 

역시 내로남불이다. 내가 하는 전쟁은 정의로운 전쟁, 남이 하는 전쟁은 평화의 반대다. 이제 우파는 자신있게 선언하고 후세에 전해야 한다. “6.25 전쟁은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애국시민과 자유세계가 나서 승리한 전쟁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