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컬럼 및 논단

남북한 사회통합을 대비한 우리의 과제(VII)

박상봉 박사 2007. 8. 13. 12:20
 

 남북한 사회통합을 대비한 우리의 과제(VII)


IV.

1. 사회통합을 앞둔 남한사회


   통일의 부담은 결국 남한사회가 부담할 수밖에 없다. 우리사회가 갖고 있는 모든 능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들에게 통일된 한국이 동북아 평화에 기여할 뿐 아니라 인류평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더욱이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북한에 투자하도록 설득하고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경제재건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투자를 북한 지역에 유치하느냐가 관건이다. 투자는 고용을 창출하고 고용은 북한주민들에게 희망과 내일에 대한 기대를 갖도록 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 유치단을 파견해 전세계에 홍보활동을 강화해야 함은 물론이고 비무장지대나 금강산 등 생태계나 관광자원으 어떻게 개발해 세계적인 상품으로 내놓을 것인가도 연구대상이다.


   이와 함께 통합과정에서 개선해야할 남한의 잘못된 제도나 관행 그리고 가치관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통합 과정에서건 통합 후 선진국으로의 발전을 위해서건 우리사회가 개선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박상봉, 남북경제통합론, 2004, pp.264~273.)



상품화와 도덕적 인프라


   자본주의는 체제의 선택만으로 그 발전이 담보된 것은 아니다. 발전과정에서 드러나는 부작용과 모순들을 제대로 극복해낼 수 있는 역량과 제도적 장치가 동반되지 않으면 발전이 불가능하다. 국민소득 1만 달러 전후의 단계에서는 무엇보다도 그 사회를 지켜낼 도덕적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발전은 정체되고 사회는 양극화로 치닫게 된다.(브라질, 아르헨티나과 같은 남미국가들의 경우)


   시장은 경쟁을 수단으로 하며 승자와 패자의 운명을 갈라놓는다. 승자에게는 한없이 관대하지만 패자에게는 지나칠 정도로 냉정하다. 바로 이러한 시장의 특성으로 각종 사회적 갈등과 부작용이 드러나는 것이다. 사회주의 이론가들은 이런 현상을 자본주의의 모순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모순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그 사회는 와해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한 사회적 감시가 필요하다. 자유민주사회에서 이것은 자율적이어야 하며 구체적으로 독점금지, 정경유착 단절과 같은 제도적 장치를 비롯해 기업윤리, 사회윤리, 노동윤리, 소비윤리 등과 같은 도덕적 인프라일 것이다.

도덕경제론자들은 자본주의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도덕이나 경제윤리 등과 같은 사회의 정신적 역량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의 자본주의 사회는 천민화 과정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사회에 시장의 승자와 패자의 대립 정도는 어떨까. 조기유학, 원정출산, 해외골프여행, 부동산 투기, 고액과외가 승자의 전유물이 되어가고 있고 가난이 세습되고 있다. 노숙자가 넘쳐나고 거리에는 실직자들과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혼, 도박, 마약, 알코홀, 동반자살, 왕따 이런 것들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자본주의는 천민화하고 있다.


   천민 자본주의 사회는 상품화될 수 없는 것들이 광범위하게 상품화되기 시작한다는 특징이 있다. 사랑의 상품화, 종교의 상품화, 인간관계의 상품화가 그것이다. 사랑의 상품화의 대표적인 현상은 매춘이다. 남녀 간 고귀한 사랑이 타락해 성을 매매하는 행위가 일반화된 사회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충고다. 현재 우리사회의 매춘행위는 어느 정도인가. 매춘행위가 몇몇 특수한 자들의 짓인가 아니면 이미 우리사회에 일반화된 현상인가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분명한 매춘행위 이외에도 우리사회에는 보다 광범위하게 성의 상품화가 진행되어 있다. 인기 탤런트들은 돈을 위해 경쟁적으로 누드모델이 되고 있으며 인터넷에는 온갖 음란물들이 판을 치고 있다.


   종교의 상품화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다. 교인 수에 따라 교회가 거래되고 있고 교회와 선교단체들의 물질 의존도도 점점 커져가고 있다. 목사․장로 등 교회 지도자들의 모임이 사치스럽다. 교인들의 십일조와 헌금 등으로 운영되는 교회의 씀씀이에 검소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봉사와 헌신을 권유하는 교회 지도자들이지만 정작 이들의 봉사와 헌신에는 대부분 물질적 보상이 따른다. 교회의 세습문제가 불거지고 교회가 사회적 지탄이 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또한 불교 지도자들의 난투국도 결국은 돈을 둘러싼 권력 싸움이라는 사실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과거 중세 교회의 면죄부 판매와 같은 현상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도 보여지는 것이 아닌지 모를 일이다.

   캄보디아, 미얀마의 여행객들은 국민이 빈곤과 질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곳곳의 사원은 금장식 등 호화롭고 사치스럽다는 점에 놀란다고 한다. 수백만 명의 주민들이 기아로 죽어가고 있어도 아직도 북한을 유훈 통치하는 김일성의 시신을 안치한 금수산 궁전은 매년 관리비로만 227만 달러를 지출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의 상품화다. 천박한 자본주의 사회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웃 간의  정, 친구 사이의 우정들도 점차 돈이 개입된다는데 있다. 이웃 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하듯이 한 중학생이 어머니 시체와 6개월을 지내도 관심이 없다. 강남 아이들은 자기 네 끼리 놀며 조금만 다른 아이들이 있어도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돈이 없거나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도 왕따의 대상이다.

   이런 상품화 현상 속에서 우리의 자본주의 사회가 점점 와해되고 있음을 감지해야 한다. 선진국의 문턱에서 나타나는 이런 부작용은 국민소득 1만 달러의 부를 유지할 수 있는 도덕적 인프라를 요구하고 있다. 정직하고 투명한 사회, 땀의 대가로 이루어낸 부만이 인정받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를 버텨낼 수 있는 도덕적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느냐의 질문이다. 도덕적 인프라가 구축된 사회라야 성숙한 자본주의를 정착할 수 있으며 더욱이 통일 후 북한을 껴안고 경제적 재도약을 이룰 수 있다.(사회주의의 붕괴 직후 발표한 백서에서 바티칸 교황청은 사회주의 몰락과 더불어 고조되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맹신적 추종을 경계하며 점점 약화되어 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정신적 역량을 다시 높여야 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가경쟁력과 ‘정(情)’ 문화


    남북통일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다. 역사가 우리 편에 서있다. 다만 이 기회를 부여잡고 통일을 이루어낼 수 있느냐는 우리의 몫이다.

   우리는 이 통일과 함께 통일된 국가의 국가경쟁력을 새롭게 점검해야 한다. 통일은 물론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가져다 줄 것이지만 통일은 또한 우리에게 재도약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 역사적 통일을 국가의 재도약으로 삼기 위한 대책 중 하나가 국가경쟁력을 키워 통일한국의 경제력을 확장시키는 것이다. 

   선진국의 특징은 자신들의 문화적 특성을 경쟁력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 건 고유문화가 있게 마련이건만 후진국은 이를 국가경쟁력으로 활용하는데 무관심하거나 능력이 없는 나라들이다. 즉 우리의 경우 고유의 문화적 특성을 경제발전과 경쟁력 개발에 활용해 낼 수 있는가 여부는 한국의 향후 경쟁력은 물론이고 통일한국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국제사회의 주요 리드국가로 발돋움 할 수 있는냐는 가늠하는 일이다.


   과거 서울공대 이면우 교수가 쓴 ‘W 이론을 만들자’가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 셀러가 된 적이 있다. 경영학적 학술서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당기간 베스트 셀러가 된 것은 이 교수가 세계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아이템과 특성을 살려야 한다는 것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 주었기 때문이다.(그는 “미국의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은 그들의 독특한 ‘개척정신(frontier spirit)’에 기초를 둔 창조이며, 일본의 전자산업은 ‘철저한 모방’을 통한 창조이며, 독일의 기계공업은 도제사상에 발판을 둔 ‘장인정신’의 창조이며, 이탈리아의 패션산업은 ‘문화적 자부심’에서 출발한 예술적 창조이다. 즉, 창조의 형태도 그들 나름대로의 전통적 토양에서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정(情)’은 우리민족 고유의 문화로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을 포함한다. ‘정’은 몇 가지 특성으로 인해 이를 잘 활용해 국가경쟁력에 접목시킨다면 현재는 물론이고 향후 통일된 사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해결해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케 할 것이다.


   ‘정’ 문화는 사회 경제학적으로 두 가지 중요한 특징을 포함하고 있다.

   첫째, 다른 의견이나 가치관의 소유자와의 단절이 아니라 관계유지이다. 

우리의 정 문화는 ‘고운정’과 함께 ‘미운정’도 포함하고 있다. 미운 정이라는 개념 속에는 서구의 문화적 가치로는 이미 단절되었어야할 인간관계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음이 들어있다. 물론 이런 애매 모호한 태도로 인해 우리사회가 치러야했던 비용도 적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경쟁적인 관점에서 이를 평가한다면 이미 문화적으로 우리사회는 맺고 끊음이 확실해야 하는 일에서 서구사회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이미 지적했듯이 고유문화를 경제발전이나 국가경쟁력 개발에 긍정적으로 이용해 독자적인 발전 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 오늘날 미국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들이 동일한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근간으로 하지만 이에 대한 운영방식은 서로 다른 모습을 띄고 있다. 이것은 이들 선진국들이 문화적 전통에 걸맞는 운영방안을 나름대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국가의 경쟁력은 민족의 독특한 사회 문화적 특성을 바탕으로 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때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민족 고유의 정 문화는 우리사회가 국가경쟁력을 회복하고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되어야 할 대상이다.

   특히 통일은 단일민족의 합이라고 해도 반세기 서로 다른 체제와 이념 속에 길들여진 관습으로 인해 여러 분야에서 갈등과 반목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이를 무조건 법과 원칙을 강조해 해결할 수 없다. 체제나 가치관에 대한 최소한의 원칙만을 제외하고 우리는 모두가 타협과 양보로 해결해낼 수밖에 없다.

바로 여기에 우리민족의 ‘정’ 문화가 작용해야 한다.

 

   둘째, 복잡한 쟁점들의 일괄타결 가능성

   현재 우리사회는 노사갈등, 지역갈등, 집단이기주의 등 대립과 증오의 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혀져 있다. 그리고 그 안에 논란이 되는 이슈만 해도 헤아릴 수없이 많다. 무소불위의 독재자가 나타나 이를 해결해 내든지 아니면 대화와 타협을 통한 민주적 절차에 의해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 가는 방안이 있을 것이다.

이런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풀어내는 해답도 사실은 우리의 정 문화 속에 내재되어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문화는 서구적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아무리 인간적인 용서를 구해도 천냥이라는 물질적 부채는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서구의 문화이다. 하지만 우리는 서로의 마음이 통하고 화해와 용서가 이루어진다면 천냥이라는 빚도 함께 탕감해 주는 문화라고 볼 수 있다. 즉 여러 복잡하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일괄타결 되는 문화라고 볼 수 있다.

   통일을 문제점으로만 보지말고 오히려 이런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노사 간, 지역 간, 집단 간의 갈등을 일괄타결 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나바다 운동


   ‘아끼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자’는 아나바다 운동은 지난 97년 IMF 관리체제라는 위기상황을 맞으며 범국민적으로 일어난 애국운동이었다. 아나바다 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된 국민들의 자발적인 금모으기는 전 세계를 놀라게 했고 한국민족의 고유한 애국정신을 세계만방에 널리 알린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런 아나바다 운동이 통일이라고 하는 국가적 도전을 극복하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임을 두말할 나위도 없다. 통일은 기회이자 도전이다. 하지만 도전이 무서워 통일을 회피한다면 우리는 영원한 분단국으로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히려 통일과 함께 직면하게될 도전은 어떤 것들인지 면밀히 검토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는 것이 올바른 지도자의 역할이며 이것이 21세기 우리민족의 비전이 되어야 한다. 비전없는 민족은 발전할 수 없고 현실에 안주하는 타성으로는 치열한 국제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통일이 초래할 도전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통일로 인해 부담해야할 통일비용이며 다른 하나는 물리적 통일 이후 발생할 수도 있을 남북 간의 보이지 않는 장벽이다. 이제 이런 모든 대안들을 정신적 차원에서 기초가 되고 마음으로 지원해줄 국민적 운동이 필요하다. 아나바다 운동은 단순한 물자 절약운동을 초월하여 국민으로부터 시작된 자발적 애국운동이라는 점에서 이 운동의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통일운동으로 승화시킬 필요가 있다.

   일제시대 하에서 벌였던 국채보상운동과도 같이 국가위기 앞에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통일한국의 비전과 희망을 만들어가야 한다.

 

   분단이 우리사회를 이념으로 양분해 놓았다면 통일은 우리사회에서 풍요와 빈곤으로 갈라놓을 것이다. 북한동포들의 눈에는 남한사람들의 생활이 사치롭고 거만한 모습으로 비춰지기 십상이며 남한사람들의 눈에는 북한주민들의 생활이 나태하고 게으른 모습으로 비춰지기 쉽다. 일은 하지 않은 채 남한사회가 피땀 흘려 이루어놓은 풍요를 가로채는 북한주민으로 오해할 수 있다.


   통일은 이렇듯 또 다른 차원의 분열과 갈등을 예고하고 있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애국운동인 아나바다와 같은 경제적 차원의 구체적인 실천운동이 일어나 부작용을 슬기롭게 극복해가야 한다. 특히 이러한 애국운동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사회의 초석을 다져야 한다.

 

   첫째, 성숙한 자본주의 정착

   아나바다 운동은 소위 천민 자본주의를 극복하는 운동이다. 명품과 고급상품, 새것을 찾는 사회적 분위기에 일대혁신을 가해 퇴폐적인 소비행태를 건전한 소비문화로 바꾸려는 국민적 운동이다. 비정상적 소비행태를 막아 성(性)과 미(美)의 상품화를 막고 종교의 거룩성을 회복하고 도덕과 윤리적 가치를 물질로부터 차단해야 하며 과소비 행태를 막아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고 소비에 대한 책임의식을 확산코자 하는 것이다.

통일은 이러한 비정상적이고 무분별한 소비행태를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오랜 동안 부족함에 고통을 받아온 북한주민들의 소비가 정상적일 수 없으며 물질 만능주의에 빠져왔던 남한주민들의 거만한 소비행태가 활짝 열린 북한사회에 침투해 더 큰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둘째, 통일 후유증 치유

   통일은 IMF 관리체제 하에서의 위기와 버금가는 많은 고통을 우리사회에 야기시킬 것이다. 무엇보다도 2천2백만 북한주민의 곤핍한 삶을 청산해 주어야 한다. 의식주 등 생필품은 물론이고 TV, 냉장고, 세탁기 등 현대사회를 살아가기에 없어서는 안될 제품들을 공급해 주어야 하며 그것도 시간이 많지 않다.

   아나바다 운동은 이런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절약하고 줄여서 이를  북한주민들과 나누며 통일한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냉전이 종결되고 동구권 국가가 개방되면서 새로운 시장이 광범위하게 생겨났다. 중고품 시장으로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의 만성적인 물자부족으로 충족되지 못한 욕구들을 저렴한 가격에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수많은 중고제품들이 서독, 프랑스 등 서유럽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동구권에 흘러 들어갔고 이 제품들은 아주 유효하게 동유럽에서 활용되었다.

   북한의 경우, 동유럽 국가들보다도 더욱 생필품 부족에 고통을 받아왔다. 북한주민들은 북한의 개방과 함께 채우지 못했던 물질적 욕구들을 한꺼번에 채우려 할 것이고 각종 제품이나 물자에 대한 수요가 한꺼번에 폭증할 것이다.

이 격차를 아나바다 운동을 통해 줄여나가야 한다. 절대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주민에게 열등감을 주지 않고 이등시민이라는 패배감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나바다 운동은 통일과 함께 뿌리내려야 할 소비자의 애국운동이다. (계속)

I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