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컬럼 및 논단

남북한 사회통합을 대비한 우리의 과제(VIII)

박상봉 박사 2007. 8. 13. 12:23
 

 남북한 사회통합을 대비한 우리의 과제(VIII)


 V. 맺음말

 

 

 

통일의 기회는 북한의 핵 실험처럼 어느 날 갑자기 도래할 것이다. 이런 역사적 기회는 우리의 대비태세에 달려있다.

대량 탈북으로 인해 수많은 보트 피플이 서해와 동해상에 발생한다면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 통일이 어렵다고 막연히 미룰 수 있는 것인가 ? 통일은 우리가 원한다면 가능한 것인가 ? 앞으로 100년 뒤 분단된 대한민국의 모습은 어떨까 ? 북한이 위기를 극복하고 안정을 되찾는다면 한반도 통일은 우리의 의지대로 이루어질 것인가 ? 중국이 북한에 친중정권을 수립하고 이후 한반도에 통일조선을 계획한다고 하는데 우리의 대책은 있는가 ? 북한 정권이 지속되며 수많은 탈북자들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북한이 경제난을 타개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미숙아를 길러낸다면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가 ? 김정일과 통일협상을 추진해 통일을 이룬다면 통일한국의 미래는 보장되어 있는가 ? 아니면 김정일이 과연 통일협상의 파트너인가 ? 북한이 2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한미 동맹은 유효한가 ? 주한미군은 철수할 것인가 ? 북한이 핵 공격을 감행하면 미군이 우리를 도와줄 것인가 ? 북한에 폭동이 나고 김정일 대체세력이 등장할 경우 우리는 어떤 시나리오에 따라 대처할 것인가 ?


북한을 개혁 개방을 유도하고 점차 화해와 협력을 통해 단계적으로 평화통일을 이룬다는 소박한 구상만으로 이런 질문들에 대답하기 어렵다. 내일 당장 통일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통일을 이룰 것이라는 각오가 없다면 해답이 없다.

  

서독의 대동독정책은 ‘접근을 통한 변화 (Wandel durch Annaehrung)’를 원칙으로 삼았다. 하지만 동독에 반공시위가 확산되고 대량탈출이 발생하자 이런 원칙은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미국과 소련이 독일통일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합의하자 이런 원칙으로는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 헝가리가 서독으로의 통행로를 제공하자 동독인이 서독으로 물밀 듯이 밀려들어 갔을때에도 이런 원칙으로는 아무런 대응을 할 수가 없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않고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했던 것이 콜 총리의 통일외교이다.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초프를 설득해 독일 문제는 독일민족의 손에 맡긴다는 동의를 얻어냈고 영국의 대처 수상과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의 반대에는 보다 유럽의 평화를 지킨다는 논리로 맞섰다. 그리고 폴란드의 반대에는 현재의 오더 나이스 국경을 인정한다는 대응으로 통일을 이루어나갔다.


전쟁을 두차례나 일으키고 합치면 또 다시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며 영원히 분단을 기정사실화했던 동서독도 자유와 풍요를 찾아 끊임없이 국경을 탈출하는 동독인의 행렬과 소련을 비롯한 동유럽 국가들이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는 국제적 흐름 속에서 통일을 찾아나섰고 이루어냈다. 통일의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독일인들은 통일에 만족하고 있다. 통일 15주년을 기념해 공영방송 ZDF의 정치동향(Politbarometer)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서독인 82%, 동독인 91%가 독일통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는 사실에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1) 우리 사회가 독일통일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르다. 마치 무궁무진한 장 맛은 알지도 못하고 구더기 이야기만 하는 것 같다. 애초부터 독일통일에 부정적이었던 동독 공산당 간부나 좌파 이데올로기 추종자, 그리고 통일에 대해 부분적 영역에서 바라보았던 시각에 경도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독일이 겪고 있는 실업문제가 극우파들의 난립도 통일이 원인을 제공했다고는 하나 이런 사회적 현상은 비단 독일에 국한하지 않는다. EU가 실업문제로 시달리고 있고 극우파를 비롯한 사회적 빈곤은 프랑스나 다른 유럽 국가에도 동일하다.

이제 통일은 우리가 추구해야할 제1의 국가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평화공존이라는 이름 하에 분단된 한반도의 미래는 희망이 없다. 중국의 역사 침탈이 언제 우리 코 앞에 다가설지 모르며 강력한 미일 동맹을 기초로한 일본의 약진이 언제 우리를 괴롭힐지 모른다. 한미동맹은 멀어져 가고 있고 이제 통일을 외쳐야 할 때다. 그리고 통일을 아주 구체적으로 준비해야할 때다. 남북 사회통합으로 이제 그 준비작업이 시작되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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