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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56: 김정일 전담의사 10명 독일서 연수

박상봉 박사 2007. 7. 16. 08:57
 해설56: 김정일 전담의사 10명 독일서 연수


김정일의 건강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김정일이 지난 5월 평양에서 독일 베를린 심장센터의 심장병 전문의들로부터 수술을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7월 3일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의 방북으로 오랜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일은 2개월 전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눈에 띄게 수척해 졌다는 언론의 보도도 이런 김정일 수술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한 그린 포드 유럽의회 의원도 독일의 심장질환 전문의들이 평양을 방문했고 김정일의 수술이 있었음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의 일간지 쥐드 도이체 차이퉁(6/22)은 정작 독일의 심장센터 의사들은 평양을 방문해 몇몇 환자들을 치료하고 왔을 뿐 김정일은 만나지도 않았다는 의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에서도 김정일의 심장수술에 대해 확인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한 방송인(장성민)은 김정일이 본격적인 다이어트 치료를 받고 있어 그 정도의 몸무게는 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수술설을 부인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한 언론(세계일보 7/10)은 북한 김정일의 건강 전담의사 10명이 독일의 한 병원에 파견되어 연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담 의료팀은 심장전문의와 성인병 전문의로 구성되어 있고 연수비용은 약 800만엔(한화 약 6천만원)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5월 심장수술을 받았던 김정일의 건강과 심혈관 계통의 이상여부를 상시 검진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구급구명팀으로 이름 붙여진 김정일 건강 전담의료팀의 일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한다. 김정일은 이 구급구명팀의 연수비용을 우리 정부에 요청함에 따라 우리가 이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나라 전체가 난리법석이다. 물론 인간의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다. 꺼져가는 생명을 살릴 수만 있다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귀중한 생명을 지켜야 한다. 임산부가 사형선고를 받으면 출산 때까지 그 집행이 연기되며 사형수가 병에 걸리면 아무리 많은 돈이 들어도 치료가 우선이다. 


그러나 북한에는 그와 다른 또 다른 생명이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무려 3백만 명이나 되는 생명이 먹지 못해 꺼져갔다. 핵과 미사일을 개발할 돈이 있어도 이들 생명은 지킬 이유가 없다. 탈북자들은 강제송환의 공포에도 탈북을 감행한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기아로 의약품과 수술시설이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지만 이들 생명은 파리 목숨에 불과하다. 같은 생명인데 이렇게 다를 수가 없다. 김정일의 생명은 먹을 것을 못 먹어서가 아니라 너무 잘 먹어서 위험하다. 이란 산 철갑상어알, 프랑스 산 코냑, 덴마크 산 돼지고기, 일본 산 채소를 선별해서 먹는다.


지난 2001년 김정일은 독일로부터 광우병 의심이 되는 소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자신은 세계 최고의 명품식단을 즐기면서도 인민들에게는 광우병 소고기를 먹이겠다는 심보였다. 단순히 먹일 뿐 아니라 공짜로 얻게 되는 광우병 소고기로 북한 동포들을 "훈련"시키고 통제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었다. 서양에서는 개에게도 안 먹이는 광우병 소고기를 우리 동포에게 먹이겠다는 것이 김정일의 은덕이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바로 며칠 전 북한 적십자회가 한국의 제약단체에 의약품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북한 적십자회는 "유통기한이 지난 약을 사용하다 발생하는 문제는 북한 측이 모두 책임질 테니 유통기한이 6개월이나 1년 정도 지난 의약품이라도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특히 항생제와 결핵약, 폐렴약, 감기약, 소화제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북한 측이 유통기한 경과 약품이라도 지원해달라는 편지를 제약협회에 보낸 것은 지난 2006년 10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 자신의 건강을 위해 독일의 의료진을 초청하고  구급구명팀을 구성해 해외연수까지 시키면서도 북한 주민에게는 광우병 소고기나 유통기간이 지나 어떤 부작용이 일어날지 모르는 의약품을 먹이겠다고 하니 인민의 낙원이란 구호가 무색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스러운 것은 소고기를 먹거나 의약품을 복용하는 주민들이 이런 김정일의 사기극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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