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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54: 서해교전 5주년과 윤영하艦

박상봉 박사 2007. 6. 29. 09:01
 해설54: 서해교전 5주년과 윤영하艦


서해교전 5주년을 하루 앞둔 28일 최신혜 미사일 고속함(PKG) ‘윤영하艦’이 진수식을 가졌다. 서해교전 영웅의 이름을 딴 ‘윤영하艦’은 앞으로 참수리호를 대신해 NLL 북방한계선을 지키라는 임무를 명 받았다. 


6월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잊지 못할 달이다.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장병들을 추모하는 6월 6일 현충일,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던 6.25 전쟁 그리고 2002년 6월 29일 연평도 앞 바다에서 일어났던 서해교전이 있던 달이다. 6월 29일은 또한 전두환 정권 말기 민주화를 원하는 시민들이 봉기해 민주화를 완성한 6.29 선언을 이끈 날이기도 하다.


이런 6월의 중요한 날들이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6월 6일이 되면 국립현충원을 찾아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국군장병들을 추모하며 애국심을 기르던 학생들의 발길도 오래 전에 끊겼다. 적지 않은 학생(대략 30%)들이 6.25 전쟁은 조선시대에 일어났다고 믿고 있고 일본과의 전쟁으로 오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학생들 중에는 6.25 전쟁이 북침이었다고 믿는 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미군이 참전하지 않았다면 우리나라는 통일이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5년 전 서울에서는 한참 월드컵 4강전이 열리고 있었다. 서울 장안을 뒤덮은 “대한민국”이라는 함성이 휴전선을 넘어 평양에 까지 이를 듯 그 함성 소리는 대단했다. 월드컵 4강을 시기라도 하듯 북한의 경비정이 느닷없이 NLL 북방한계선을 넘었고 해군 고속정 참수리호가 출동해 북한 경비정을 막아섰다. 불법으로 국경을 침범한 북한의 경비정으로부터 느닷없이 공격이 시작됐고 해군 장병 6명이 전사하고 18명이 부상했다. 전사자는 윤영하 소령, 한상국 중사, 조천형 중사, 황도현 중사,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들이다.


국군통수권자 였던 김대중 대통령은 교전 다음날 월드 컵 폐막식에 참석한다며 일본으로 떠나 영결식이 끝난 뒤에야 귀국했다. 희생자 가족들은 분노했고 많은 국민들은 실망했다. 이후 가족들은 참수리호를 전쟁기념관으로 옮겨달라고 요구했으나 이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해교전은 잊혀져 갔고 당시 목숨을 잃은 한상국 중사의 미망인 김종선 씨는 한국을 떠나 이민길에 올랐다.  “나라를 위해 간 분을 홀대하는 나라”에서 살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이렇듯 우리 해군에 커다란 상처를 남긴 서해교전은 북한 군 수뇌부에 의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사건이었다. 교전이 발생한 이튿날 평양 순안 비행장에 북한 군용 헬기 1대가 착륙했는데 여기에 북한 해군사령관 김윤심 대장과 참모들이 타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서해교전 직전 황해도 사곶 8전대 사령부로 날아와 작전을 직접 지휘, 감독한 뒤 이튿날 평양으로 복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방한계선인 NLL은 6.25 직후 유엔군 사령관에 의해 확정된 군사분계선이다. 휴전 이후 NLL을 두고 북한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불법으로 NLL을 침범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이 지역 연평도 어민들은 큰 어려움 없이 꽃게잡이로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2002년 서해교전이 일어났고 이후 두 가지 큰 변화가 발생했다. 우선 연평도 부근의 꽃게 어장이 중국 어선들의 밭이 되고 있다.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었다는 6.15 선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연평도 부근 NLL은 우리 어선이 접근도 할 수 없는 지역으로 변해 버렸다.


꽃게가 나는 것이 알려져서 중국 배가 계속 들어와 중국 배들의 밭이라고 한다. 중국 어선들만 배를 불리는 결과를 낳았다. 연평도 어민들은 배를 묶어놓고 조업을 포기한 상태이다. 중국 어선들이 북한의 묵인 하에 NLL 공해상을 교묘하게 타고 들어온다는 것이다. 이곳 어민들은 중국 어선을 개미떼라고 부른다고 한다. 


북한의 NLL 무력화 시도도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올 들어 이미 4차례 침범하고도 오히려 남측이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NLL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다. 남북화해협력 시대를 열었다는 참여 정부 하에서 북한은 핵 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시도 때도 없이 쏘아대고 있다. 아마 북한이 주장하는 평화는 남한의 굴복을 전제로 한 평화인 모양이다.


엊그제 6월 28일 최첨단 미사일 고속함 윤영하艦이 진수식을 갖고 참수리호의 대를 이어 NLL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서해교전의 영웅 윤영하 소령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제 윤영하艦이 북방한계선 NLL을 더욱 굳건하게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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