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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55: "통일을 앞당기는 것은 남북이 함께 망하는 길“(김혁규)

박상봉 박사 2007. 7. 5. 16:37
 

해설55: "인위적으로 통일을 앞당기는 것은 남북이 함께 망하는 길“(김혁규); ”북한이 이대로 무너지면 북한 땅은 중국 영토가 되고 만다“(김홍신); ”좌파는 반(反) 통일세력, 좌파의 평화는 영구분단“(강길모)에 대해.


주초부터 주요 인사들의 통일 관련 발언들이 눈길을 끈다. 김혁규 의원, 김홍신 전의원 그리고 한 인터넷 매체의 강길모 공동대표의 발언이다.


김혁규의원과 엉터리 통일관


열린우리당 대선주자의 한사람이기도 한 김혁규 의원은 당 부산지역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의 모임인 '희망부산 21' 초청강연에서 “인위적으로 통일을 앞당기는 것은 남북이 함께 망하는 길”이라고 말하고 대북 지원을 통해 북한을 1인당 국내총생산 5천 달러로 올려놓아야 한다“고 평소 통일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 총선에서 패배한 후 3년 만에 ‘대발해’라는 책을 출판하게 된 김홍신 전의원은 “북한이 이대로 무너지면 북한 땅은 중국 영토가 되고 만다”며 만주벌판을 호령했던 발해를 되살리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프리존 뉴스의 강길모 대표는 “좌파는 통일을 말하지 않으며 평화를 외치는데 그 평화는 한반도 영구분단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세 가지 발언 속에 우리 사회의 통일논의의 쟁점사항들이 그대로 묻어나 있으며 통일에 대한 보다 진지한 자세가 필요함이 담겨져 있다. 김혁규 의원의 발언은 가장 합리적이고 무리가 없는 통일방안처럼 보인다. 하지만 알맹이가 없는 엉터리다.


김혁규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통일이야말로 우리가 원하는 시점에,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 더욱이 북한이 경제를 회복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5천불에 달해도 우리가 원하는 통일이 가능한 것인지 ?, 설사 가능하다면 어떤 통일을 말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김의원의 발언에 따르면 북한이 급작스럽게 붕괴되더라도 통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통일이 되면 남북이 함께 망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통해 통일에 대한 자신감을 잃게 한다.


동독인 91%, 서독인 82%: 통일 긍정평가


과거 정부에서는 통일 주무부처 관계자들이 독일식 흡수통일은 불가하다고 대내외에 자랑스럽게 떠들었다. 많은 통일 전문가들이 너도 나도 경쟁적으로 독일 통일의 그늘과 부작용만 열거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독일통일의 장맛은 모르고 구더기만 본 우물안 개구리의 전형적인 표본이다. 오늘날 통일된 독일의 모습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겸허히 바라볼 일이다.


국제사회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독일 통일은 최선의 선택이었고 이미 ZDF(독일 제2공영방송)이 통일 15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동독인의 91%, 서독인의 82%가 통일은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의 야욕과 통일조선


김홍신 전 의원의 “북한이 이대로 무너지면 북한 땅은 중국 영토가 되고 말 것”이라는 주장을 접하다 보면 김혁규 의원의 통일관에 더욱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알려진 대로 중국은 우리의 고조선, 발해, 고구려사를 왜곡해 자국의 역사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다.


백두산의 일부를 자국의 영토로 편입시킨 중국의 영토 야욕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그리고 이미 여러 채널을 통해 중국은 포스트 김정일 시대에 친중 정권을 수립해 통일조선을 이룰 것이라는 보도가 끊이지 않는다. 오늘이고 내일이고 기회만 있으면 북한을 먹어 치우려는 중국과 달리 우리는 “통일이 안된다”는 핑계 대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서독의 콜 총리가 미국 부시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토대로 나머지 전승국인 영국, 프랑스, 소련의 이해를 적절히 조절한 통일외교를 통해서 비로소 통일을 거머쥘 수 있었다는 교훈이 그저 새롭게만 들린다. 


좌파의 평화공세와 영구분단


강길모 프리존 뉴스 공동대표의 지적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강 대표는 대학에 들어가 가장 먼저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라고 배웠다고 한다. 친미·친일파가 세운 나라로 대한민국의 역사는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했다』는 노무현대통령의 역사 인식도 같은 맥락이다.


강대표는 요즘 좌파는 더 이상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대신에 평화를 말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평화는 통일이 아닌 영구분단이며 남북한 「인민의 평화」가 아니라 남북한 「권력의 평화」라는 것이다.

그는 좌파야말로 反통일세력, 좌파의 평화는 영구분단이라고 정의한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분단된 상태에서 50년 후만 앞을 내다보아도 대한민국의 미래는 참담하다. 지금같은 출생률로 따지면 50년 후에는 인구가 4천만명 이하로 줄어들 것이고, 대한민국은 북에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중국, 남쪽에는 경제대국 일본으로 둘러쌓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한미동맹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대한민국이 건재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통일은 선택이 아니라 기회이다. 기회는 잡는 것이고 잡지 못하면 사라지는 법”임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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