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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47: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북한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병원설립 구상(극동방송)

박상봉 박사 2007. 5. 4. 07:42
 

해설47: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북한 심장병 어린이를 위한 병원설립 구상(극동방송)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가 심장병 어린이를 돕기 위해 평양에 심장병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교회측은 “조용기 목사 은퇴를 앞두고 부천 세종병원과 협력해 이 사업을 전개한다며 평양국제성회와 평양대부흥백주년 조직위원회 등이 추진하는 사업과는 무관할 일”로 이번 심장병원 설립은 순복음교회의 독자적인 사업임을 밝히고 있다. 극동방송 5월 3일.


하나님의 축복 속에 태어난 어린이들이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방관하지 않은 뜻깊은 계획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업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 주민들이 고통과 절망 속에서 한가닥 희망을 바라보게 되었다. 하나님의 축복 속에 신도 75만명을 이룬 세계 최대의 교회가 그 사랑을 북한의 어린이들에게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소식과는 달리 같은 날 한 신문에는 “골프․아리랑 관람, 묘향산 관광 등이 포함된 방북행사에 남북협력기금 7천만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어 눈시울을 찌푸리게 만든다. 통일부는 기금 지원이 6.15 공동선언 7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남포까지 자전거 경주를 한 뒤, 5천대의 자전거를 북한에 기증하는 민간교류 행사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전거 경기는 하루에 끝내고 만경대, 주체탑, 인민대학습당, 평양 및 묘향산 관광으로 일정이 잡혀있고 일부 참가자들은 27일 평양골프장에서 골프를 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이 단체의 대표가 열린우리당 최고위원이라는 것도 우습다.


남북관계가 투명하고 정직해야 함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음에도 그저 뭔가 숨기고 감추는 일이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이러니 남북관계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뭔가 씌우지 않고는 납득할 수 없는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세금으로 평양에서 골프라니, 평양이 호주의 시드니나 미국의 라스베가스라도 된다는 말인가 어이가 없다. 떠오르는 태양 김정일 동지를 위해 먹을 것도 제대로 못먹고 입을 것도 제대로 입지 못하는 대다수 주민들이 고통과 기아 속에 살아가는 현장이지 않은가.


이 곳에서 살지 못하고 목숨을 걸고 탈출하는 곳, 21세기 대명천지에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현장이 북한이지 않은가. 금강산에 호화유람선을 띄우고 골프장과 스키장을 건설하는 것이 마치 남북민간교류의 상징이라며 떨던 난리법석이 이제 평양에 까지 상륙한 것이다. 누구와의 교류이며 누구와의 골프인가 말이다.


이런 구상을 한 담당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전세계 어느 곳이든지 가보라고, 그 곳이 태국이던 라오스던, 베트남이던, 모스크바 던, 유럽이던 가는 곳곳마다 지치고 공포에 떠는 당신들의 동포가 없는 곳이 있는지 살펴보라고 ....


이제 지구촌 곳곳에 탈북자가 없는 곳이 없다. 하기야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가 이미 1만명을 넘고 지금 이 순간에도 420여명의 탈북자들이 태국의 감옥에서 단식을 벌이며 안전한 곳으로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1만명의 탈북자가 남한행에 성공했으니 과연 얼마나 많은 탈북자들이 지구촌 곳곳을 유리방황하고 있는지 짐작이 간다.


눈 앞에서 주민들의 생과 사를 넘나드는 고통이 전개되는 바로 그 현장에서 골프며 관광이라니 그리고 그 비용을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한다니 누가 이를 허락했다는 말인가. 이러니 경의선 한번 열어주고 수백억을 챙기는 사업에 열을 올리는 일은 당연하다.


동독의 독재정권에 의해 투옥된 정치범을 석방시키기 위해 우리나라 통일부에 해당하는 내독성 차관이 직접 동베를린을 방문해 수만명의 정치범을 서독의 품에 껴안았던 것과 비교해 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서독의 관계자들이라고 해서 동독의 특권층과 관광을 즐기고 대접받고 싶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적어도 이들에게는 헌법이 살아있고 양심이 살아있었다. 내돈 아닌데 내 책임도 아니고 정부가 허락했는데 별일 없겠지 하는 무사안일한 행태가 아닌지 반문하게 된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북한의 어린이를 위해 병원을 짓는 것과 자전거 경기대회를 내세워 특권층과 골프나 치고 관광이나 즐기려는 행태는 얼핏 동일한 남북교류사업이라고 선전할지 모르나 전자와 후자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것도 전자는 자기의 돈을 들여서 벌이는 사업인 반면 후자는 국민의 세금을 들이는 일이다.


진정으로 남북이 하나되고 7천만 동포가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길이 어디있는지 통일부를 비롯한 당사자들은 다시 한번 재고해 주기를 바란다. 바로 며칠 전에는 금강산에서 아버지를 북한에 납치당한 한 아들의 단식 투쟁이 있었다. 아버지를 북한에 빼앗기고 십수년 한숨 속에 살고 있는 납북자 가족의 한맺힌 절규도 한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햐 하지 않겠는가. 

국민의 공복, 당신을 지칭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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