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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43: 루마니아 여성 북에 납치(조선)

박상봉 박사 2007. 3. 22. 10:46
 

해설43: 루마니아 여성 북 공작원에 납치(조선)에 대한 해설


오늘 국내의 한 신문은 1978년 이탈리아에서 납북된 한 루마니아 여성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점점 잊혀져 가고 있는 485명의 납북 피해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크고 이제 그 해결에 우리는 물론 국제사회도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도이나 붐베이라는 이 여성은 지난 1978년 이탈리아에서 갑자기 실종되었다는 것입니다. 1950년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출생한 붐베아는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조각을 공부했고 1970년 이탈리아 남성과 결혼해 이탈리아로 건너가 조각가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실은 루마니아 ‘에베니멘툴 질레이’ 라는 신문에 의해 공개되었고 납치사건 전모가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에베니멘툴 질레이는 무려 1년 6개월간의 끈질긴 취재 끝에 사건의 전 과정을 상세하게 보도했던 것입니다.


붐베아의 납북 가능성은 2005년 월북 미군 탈영병 로버트 젠킨스의 회고록을 통해 처음 확인되었습니다. 젠킨스 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내 아내가 평양에 거주할 때 외국 여성 세명과 함께 지낸 적이 있고 그 중 한 명은 루마니아 여성이었다”고 밝히고 그 이름이 도이나였다고 쓰고 있습니다. 납북된 도이나 붐베아는 북한 공작원들에게 외국어를 가르쳤으며 또 다른 월북 미군 탈영병 조 드레스녹(Dresnok)과 결혼해 1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아버지가 루마니아 군 장성 출신이기도 한  붐베아는 그러나 1997년 암으로 사망했다고 신문은 밝히고 있습니다.


도니아 붐베아에 대해서는 일본인 납치자들의 증언에서도 확인된 바 있습니다. 지난 2004년 일북 정상회담 이후 일본으로 귀환한 납북자들은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납북자들 중에는 일본인 말고도 여러 나라 여성들이 포함되어 있고 그 중에는 동구권 출신의 여성도 한 명 있었다”고 증언해 왔습니다. 도니아 붐베아의 소식이 루마니아 신문에 보도되자 루마니아 정부는 최근 북한에 붐베아의 신원과 함께 납치 여부 확인을 요청했지만 북한은 아직 아무런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납북자 구조연합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전세계 12개국에서 최소 523명을 납치해 억류하고 있습니다. 출신국 별로는 한국인이 485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일본인 16명, 레바논인과 말레이시아인 각 4명, 프랑스인과 이탈리아인이 각각 3명, 중국인 2명, 네덜란드인 2명 그리고 태국인, 루마니아인, 싱가포르인, 요르단인이 각각 1명 입니다.

북한의 외국인 납치는 김정일의 지시로 1970년 본격화됐고 납북자들은 해외공작 요원에 대한 외국어, 관습 문화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고 체제선전을 위해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납북자 중에는 북한요원의 불법활동을 목격한 증인도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북한은 이런 모든 과거의 잘못된 행동을 청산해야 합니다. 21세기 새로운 시대는 탈냉전적 가치가 더욱 중요한 요소들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탈냉전 시대에는 이런 새로운 가치를 무시하는 집단이나 국가는 용납되지 못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인권, 자유, 기아로부터의 해방, 고문과 공포로 부터의 해방, 이런 기본적 권리와 요구는 몇몇 사람들이 아니라 이 시대 이 역사가 이 시대의 모든 사람들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가치입니다. 물론 이런 요구는 그 당사국인 북한에게 우선적으로 해당될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최대 피해국인 남한도 이런 시대적 요구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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