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재건

북한경제재건과 투자(2)

박상봉 박사 2007. 3. 9. 18:36
 

북한경제재건과 투자(2)

- 투자유치의 다양화


이미 거론했듯이 북한에 대한 사유화는 국내투자자 못지 않게 해외투자자들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에 그 성패가 좌우된다. 국내를 떠나 중국 등 동남아로 제조업을 이전시키는 업체들을 북한으로 유치해야 하며 그와 반대로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의 투자자들도 북한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 중요하다. 특히 해외 투자자 유치과정에서 독일 트로이한트와 전례는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1. 전통적인 우방국들로부터의 투자유치


북한기업의 사유화는 이미 거론한 바대로 북한에 시장경제를 구축하고 경제를 재건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작업이다. 이렇듯 통일한국을 새로 구축하는 일에 무엇보다도 전통 우방국들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미국, 일본, 독일과 기타 유럽연합 등 남한과 전통적인 경제협력이 이어져 왔던 국가로부터 우선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사업계획과 투자유치전략 및 이에 대한 홍보활동이 활발히 전개되어야 한다. 만약 이런 기본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전통적인 경제관계가 부재한 그 밖의 다른 나라로부터의 투자유치는 더욱 어렵게 될 것이다.



2. 중국의 신흥부호 및 북방권 투자자들의 유치


전통적인 우방국으로부터의 투자 못지않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나라들은 중국을 비롯한 구 사회주의권 국가들이다.

소련 등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은 동유럽 경제상호원조기구였던 코메콘을 중심으로 바터무역 등 경제협력을 추구해왔다. 1949년 소련이 주축이 되어 창설된 코메콘은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동독,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들 이외에도 몽고, 쿠바, 베트남과 같은 비유럽 지역의 사회주의 국가들을 회원국으로 두고 지난 40 여년간 상호간 보다 긴밀한 경제 협력과 공존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 왔다.

무엇보다도 코메콘은 자본주의는 극복되어져야 한다는 사회주의 이데올로기를 근간으로 사회주의 적 경제 통합, 개별 국가경제의 계획적인 발전, 경제 및 기술 개발의 촉진, 후진국의 낙후된 산업을 지원하여 산업화를 촉진, 노동 생산성 향상 등과 같은 목적을 설정 추진하여 회원국간 경제 발전 수준의 평균화를 이룩하고 회원국의 국민들의 복지를 꾸준히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북한은 코메콘에 가입하고 있지는 않았으나 사회주의 동맹국으로서 상호원조와 경제 협력을 통해 코메콘 국가들과 깊은 경제 협력 관계 속에 있었다.  따라서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값싼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었고 동독으로부터 생산에 필요한 여러 기술을 도입할 수도 있었다.


이러한 국가별 상호 경제협력관계가 소연방이 해체되고 동유럽 국가들이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을 가속화하면서 급격히 와해되었다. 대외경제의 근간을 이루던 바터무역의 비중이 현저히 감소했을 뿐 아니라 경화가 대금결제수단으로 사용되어짐에 따라 국가 간 무역거래도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다. 더욱이 이런 사회주의 국가들의 세계시장으로의 편입은 이데올로기에 기초를 둔 경제협력을 축소시키는 결과와 함께 개별국가들로 하여금 서방 자본주의 국가들과의 경제관계를 확대하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었다. 쿠바가 금지했던 달러화의 국내유입을 허용했던 것도 이런 시대적 변화의 결과였다.

바로 이러한 공산권 국가들의 경제상황 변화는 이들 공산권 국가들 역시 북한경제의 사유화에 동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뜻한다. 소련의 개혁과정에 거의 600억 마르크를 지원했던 독일이 구동독 5개 주와 소련 및 동구 사회주의 국가와의 경제협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통일 후 경제성 장관을 지냈던 묄레만 장관은 각종 정부지원을 통해 사회주의 국가 간의 경제협력을 지원했다.


구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 생산되었던 제품들은 일반적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체제전환 과정을 수행하는 국가들로서는 세계시장으로의 편입은 기존 시장의 상실을 의미했고 이것이 체제전환 국가의 딜레마였다.

이와 같은 문제점에 대한 인식 하에서 사유화작업과 관련해 또 한가지 중요한 아이디어를 얻게된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의 역할을 과소 평가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이들 국가들을 북한경제의 재건이나 사유화 작업에 적극적 참여토록 해야한다는 제안이다. 이 제안은 북한경제에 참여하는 진출기업이 치열한 서방세계의 경쟁에 직접 노출되지 않고 경쟁사회에 대한 행동방식이나 경영전략을 서서히 터득할 수 있도록 시간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또한 사회주의 기업을 외국투자자로서 사유화 작업에 동참시키는 북한으로서는 과거의 경제교류를 한꺼번에 단절시키지 않고 가능한 한 경제협력을 지속해 나감으로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에서 나타나는 실업문제나 각종 사회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동독 기업의 사유화 작업을 주관하는 트로이한트가 동유럽 자문회사를 설립하여 동독기업과 舊 소련기업 및 동구권 기업들의 경제교류를 지원하고 있는 이유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 자문회사는 지난 93년 9월에 러시아 공화국에 설치할 4개의 자유무역 지대 중 하나인 칼리닌그라드에 위치하고 있는 120여 개의 기업에 대한 상세한 정보, 이 지역의 투자관련법이나 투자조건들에 대한 각종 경제자료를 발간하여 기업인들에게 배부하고 있으며 블라디미어 자유무역 지대에 대한 이와 같은 자료도 갖추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독일 기업의 소련투자를 지원하고자 하는 것이지만 이것을 통하여 쌍방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위험부담이 감소되어 소련 투자자들을 동독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소련의 모스크바 소재의 소콜리니키 社는 동독 피르나 제지회사를 인수하였으며 우화 소재의 바슈코르토스탄 社는 뤼츠겐도르프의  아디놀 석유회사를 인수한바 있다. 또한 소련 가스회사나 섬유회사들이 동독 지역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트로이한트는 94년 2월 모스크바 주재 괴테문화원에서 약 575 개 소련기업들을 대상으로 독일 진출에 대한 각종 정보와 금융기관 활용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도 세우고 있다.


이것은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아이디어를 최대한 이용하여 통일 후 북한 경제의 재건과 사유화 과정에 가능하면 그동안 북한 기업들과 경제교류를 하던 중국을 비롯한 구 소련, 동구기업을 참여시켜 체제전환 작업을 가속화시켜야 한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중국은 최근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신흥부호들이 대거 출현해 통일 이후 안정을 이루게될 북한사회에 큰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중국보다 앞선 유통이나 고급기술력의 상용화 및 해외마케팅 노하우를 이용해 중국의 투자자들을 대거 북한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3. 중남미나 동남아 국가들의 투자유치


사유화 작업의 성패는 가능한 한 많은 투자자들이 북한의 기업이나 토지, 경제입지로서의 북한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전통적 경제협력 파트너와 한반도를 둘러싼 중국 등 동유럽 국가들의 투자유치 이외에도 중남미와 동남아 국가들의 투자가 중요한 것은 이런 일반적인 사유화 성공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경제입지로서의 북한이 어떤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가에 대한 검토이다. 중남미의 경우 북한을 전진기지로 저렴하고 양질의 농산물을 중국 등 구 소련지역으로 연결하는 전략들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을 계기로 이 지역에서의 중남미 국가들의 관심과 투자포인트가 무엇인지 파악해 이들의 북한 진출을 독려해야 한다.

이렇듯 북한의 사유화에 가능한 한 많은 투자를 전 세계로부터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것이 북한경제 재건의 열쇠이자 남북경제통합의 성공을 가늠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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