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

해설39: 정치범 120명 집단 탈북(동아)에 대해

박상봉 박사 2007. 2. 7. 11:03
 

해설39: 정치범 120명 집단 탈북(동아)에 대해


지난해 12월 20일경 함북 화성군 ‘16호 정치범수용소’에서 정치범 120여 명이 외부와 결탁해 경비원을 때려눕히고 탈출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 군인들이 집단 탈북하고 관공서가 공격당하는 사건까지 잇따랐다. 그후 김 위원장은 회령시의 대대적인 숙청을 지시했고 중앙과 도의 보위부, 보위사령부 등이 함북에 사찰 역량을 집중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해설39: 정치범의 집단 탈북사태은 서독 정부와 교회가 동독 내 정치범들을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서독으로 이주시킨 사건을 연상케 한다. 분단 시절 서독은 동독 내 정치범 33,755명을 34억 DM의 예산을 들여 서독으로 이주시켰다. 경화의 맛에 중독된 동독 정권이 돈과 정치범을 거래하는 파렴치한 행동을 보여준 것이다.


또 한가지 이번 사태는 89년 여름 동독을 집단으로 탈출한 사건을 기억나게 한다. 동베를린 서독 대표부, 체코 및 폴란드 주재 서독 대사관으로 진입해 서독으로의 이주를 요구했던 사건들이다. 수백명에서 시작해서 수만명으로 순식간에 늘어난 탈출자들은 서독 정부의 도움으로 모두 서독으로 이주했고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호네커 정권은 “배반자는 떠나라”며 호기를 부렸다.


라이프치히 월요데모가 탈출을 부추기고 반 공산시위로 확산되자 호네커 총서기는 발포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호네커의 명령은 더 이상 권위가 없었다. 동독 경찰이 인민들의 편에 섰기 때문이다.


탈북자 1만명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중국 땅에서 짐승같은 삶을 살고 있는 북한동포들을 볼때 마음이 아프다. 특히 부녀자들은 강제로 북송되지 않으려고 스스로 인신매매범에 끌려가기도 한다.


동일한 탈출자에 대한 서독 정부와 대한민국 정부의 대책이 어떻게 이렇게 다른 지 모를 일이다. 분단 시절 350만명의 동독인들을 받아들이고 심지어 정치범들을 많은 돈을 들여 서독으로 이주시킨 서독은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도 라인강의 기적을 만들었다. 탈북자들을 마지못해 받아들이면서도 대한민국 경제는 피폐해져 가고 있다. 문제는 탈북자의 수용여부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도덕과 윤리의 타락과 나약한 정신적 인프라다. 그리고 꺼져가는 국가의식이다.


탈북자는 아무리 막아도 중단되지 않는다. 현 북한 체제 속에서 인민들의 생존율은 영원히 하향곡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탈북자의 종착역은 통일이다.

I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