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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23: 북한인권 조사대상 아니다(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해

박상봉 박사 2006. 12. 12. 12:38
 

해설23: 북한 인권 조사대상 아니다(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이 3년간의 논의결과 북한의 인권문제는 조사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북한도 독립국으로서 유엔에 가입한 나라인데 섣불리 다른 나라 인권에 개입할 수 없으며 이것 또한 평화통일원칙에 위배된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해설23: 지난해 한 미국의 방송사로부터 북한인권에 관한 인터뷰를 요청받았다. 탈북자와 정치범 수용소 등과 관련해 미국이 대북인권결의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서 였다. 당시 국내에서는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미국이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조치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인터뷰의 요지는 이런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였다.


내 답변은 “인권을 존중한다고 해서 붕괴될 정권이라면 붕괴되는 것이 마땅하다”로 간단했다. 기자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며 보다 자세한 설명을 요구했다.

내가 낳은 자식의 생명도 지켜내지 못하고 동물처럼 키울 수밖에 없는 가장이라면 차라리 가장 임을 포기하는 것이 현명한 일일텐데, 아이를 볼모로 자신의 호의호식과 안위만을 돌보는 정권은 차라리 없어지는게 바람직하다.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다. 인류가 지켜내지 않으면 인간사회도 동물과 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은 유럽 사회의 일반적 견해이다. 히틀러의 반인륜적 행태를 피부로 경험했던 유럽인들이기 때문이다. 유럽 땅에서 홀로코스트 대학살이 자행될 수 있었던 것이야말로 인권에 무지했던 유럽인들로 인한 것이었다는 자책감으로 유럽인의 인권의식은 남다르다. 이들은 지구 곳곳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에 침묵하지 않는다.


프랑스인 삐에르 리굴로가 최초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유럽 지식인 선언을 주도했고 독일인 의사 폴러첸 씨는 캅 아나무어라는 의사들의 구호단체 소속으로 방북해 허벅지 살을 화상을 입은 북한주민에게 이식시켜 주었다. 리굴로 씨는 북한 인권을 위해 수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해 탈북자 강철환과 면담하며 정치범 수용소 체험기인 평양의 수족관을 불어와 영어로 번역 출판한 장본인이다. 폴러첸 씨는 온갖 협박과 회유를 당하면서도 국내에 머물며 북한주민들의 인권운동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4년간 유엔의 인권위원회와 총회에서 대북인권결의안은 유럽국가들의 주도로 제안되어 채택된 것도 이런 유럽의 인권의식에 기인한다. 우리나라는 기권과 불참을 반복하다 올해 처음으로 동참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인권문제를 정치적 잣대로 저울질하고 있다는 증명을 스스로 한 셈이다. 그리고 이제 또 다시 인권위는 북한인권에 침묵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인권위가 아니라 인권위를 구성하고 있는 인물들이 정치적 성향의 인사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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