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분단극복

구동독과 동유럽의 투자유치 경쟁

박상봉 박사 2006. 12. 6. 10:56
 

구(舊)동독과 동유럽의 투자유치 경쟁

- 체코 리베렉 市, 북한경제재건의 모델 제시


동독 괴어리츠(Goerlitz)는 폴란드와의 국경에 위치한 도시이다. 이 도시는 동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침체에 빠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투자유치가 절실한 지역이다. 폴란드와 체코의 국경지역에 위치해 국내외 투자를 두고 심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구 10만 명인 체코의 리베렉(Liberec) 시는 구 동독 괴어리츠나 폴란드의 다른 도시와 강력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역이다. 괴어리츠로부터 남쪽으로 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리베렉 시는 6년전 이리 키트너(Jiri Kittner)를 새로운 시장으로 선출했다. 그가 시장이 된 이후 이 도시는 체코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체코의 다른 지역의 평균 실업률이 20%인데 반해 그 절반인 10%에 불과하다. 키트너는 독일이 통일 이후 동독재건 프로그램에 대해 접했을 때 “괴어리츠로 흘러가던 풍부한 자금과 외국투자자들의 발걸음을 떠올렸다”고 했다.


통일 15년이 지난 지금 괴어리츠는 만성적인 경기침체와 실업의 망령이 휘감고 있다. 통일 후 재건프로그램을 통해 4억 유로의 막대한 보조금을 받아 기업투자를 지원했다. 투자자금의 35~50%는 정부의 지원금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괴어리츠의 경제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업률이 23%에 이르지만 우수한 기능인력을 찾기 어렵다. 많은 우수한 인력들이 일자리를 찾아 서독지역으로 이주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투자하기 위해 관청에 제출해야 할 서류와 조건도 여전히 까다롭다.


체코의 키트너 시장의 투자유치전략은 기업 위주의 사고였다. 도시의 성장비결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의외로 단촐하다. “투자자들은 관청이 아니라 인제니르스크 社로”가 그의 유일한 답변이다. 인제르니스크는 순수한 민간자본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회사다. 이 산업단지의 평당 단가는 타지역의 정부가 추진하는 산업단지에 비해 매우 높다. 평당 600~650 크로네(19~21 유로)로 다른 단지에 비해 2배 가량 비싸다. 하지만 투자상담이 끊이지 않는다.

현재 이 산업단지에는 일본과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진출해 있다. 일본의 단조(Danso) 사는 4만ha의 공장부지에서 1,000명의 노동자들이 자동차 에어콘을 생산하고 있다. 독일의 훼러(Fehrer) 사는 200명의 인력을 고용해 아우디와 스코다에 공급할 핵심부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 산업단지의 2/3가 36개 기업에 판매되었고 곧 더 많은 투자자가 입주할 예정이다.


엔제르니스크는 투자자가 방문할 경우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젊은 직원들이 투자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완벽하게 대행해준다. 한 예로 독일의 훼러(Fehrer) 사는 투자상담부터 불과 7개월만에 공장을 짓고 생산을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시당국과 인제르니스크 사의 완벽한 협력체제 구축 덕분이다. 키트너 시장의 성공은 바로 이러한 기업위주의 사고에 기인한다. 현재 키트너 시장은 동구의 저임금만으로 투자자를 유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 하에 대학의 연구인력과 기업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일본의 단조 사에는 현재 100명의 연구개발 인력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리베렉 시가 이들의 연구인력을 충당해주고 있다.

키트너 시장이야말로 통일 후 북한경제재건의 모델을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하겠다.

IUED

 

                 

 ◇연방 및 주총리, 재무장관들이 동독경제재건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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