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방안허구(반쪽 결혼식)

축복없는 결혼생활

박상봉 박사 2006. 7. 25. 11:18
 

반쪽결혼식

이유4 : 축복없이 치러진 결혼생활은 불행입니다. 반쪽짜리 결혼식의 결과입니다.

(통일 후 갈등, 권력투쟁, 경제침체, 의식주걱정)


이유1에서 3까지의 반쪽짜리 결혼식 이야기는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입니다. 이제 이유4와 5는 결혼 후의 생활에 관한 것입니다. 반쪽짜리 결혼을 경계하고 위험스러워 하는 진짜 이유는 바로 넷째와 다섯째와 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하객없이 쫓기듯 결혼식을 올린 신랑 신부의 결혼생활은 결코 행복하지 못할 것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장의 지위를 둘러싸고 투쟁과 싸움이 본격화되는 것입니다. 일본 산케이 신문의 구로다 지국장은 연방제나 연합제 방식의 통일 구상은 김정일을 합법적인 통일 대통령으로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쓰고 있습니다. 인구비례로 구성될 남북연합의회(국민대표기구)가 북에 의해 장악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물론 하나의 가정이지만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전혀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런 통일은 또한 남북한 간 최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을 치열하게 만들어 갈 것입니다. 남북간 무력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듭니다. 더욱이 북한은 그 동안의 행태로 보아 자신이 통일을 선사해 주었다고 주장할 것입니다. 끊임없이 통일에 대한 지분을 요구할 것이며 그 때마다 어려운 싸움을 벌여야 할 것입니다. 부부싸움과 같은 물가르기가 아니라 가정을 파괴할 수도 있을 싸움이 될 것입니다.

어려운 가정형편도 결혼생활을 어렵게 할 것입니다. 이런 식의 남북통일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국가 운영 시스템으로 받아들인 두 국가 간의 통합이 아닙니다. 자유로운 비판과 의사결정에 익숙한 국민과 억압 속에 할 말을 잊고 산 북한인민들과의 통합입니다. 경제적 풍요로움에 길들여진 국민과 못먹어 죽어가는 형제 자매를 보며 성장한 한 맺힌 인민과의 동거입니다.

남북 예멘의 통일은 정치꾼들에 의해 추진되는 통일이 얼마나 민족과 국가를 불행하게 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눈과 입을 막고 편협된 민족주의의 틀에 스스로 갇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제사회의 질서를 헌신짝처럼 내던지는 정치꾼들은 민족과 국가의 불행입니다. 적어도 인류가 보편적 가치라고 인정하는 인권에 대해서 만큼은 열린 마음으로 그 역사적 배경과 철학적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자세가 절실합니다.



사회복지 = 일자리 창출


헐벗고 굶주린 북한을 맞이한 결혼가정의 살림살이는 점점 어려워질 것은 자명합니다. 더욱이 가슴 속에 한을 품고 살아온 2천2백만 북한인민들은 증오로 가득차 있습니다. 조금만 의견이 틀려도 목청을 높이고 의견을 나누며 쉽게 해결할 것들도 멱살을 잡으려 들 것입니다. 오랜 동안 궁핍하게 살던 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살 공간을 주고 교육을 시키기에 하루도 편한 날이 없을 것입니다.


북한동포들의 의식을 바꾸고 마음 속에 가득찬 증오심과 배신감을 긍정적 사고와 행복감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뭐니 뭐니해도 이들이 피부로 실감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와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일입니다. 이들은 이미 말의 성찬과 유희에 식상할 대로 식상한 사람들입니다. 말이 아니라 손과 발이 이들의 상처를 치유하게 될 것이고, 말이 아니라 호주머니에 들어가는 돈이 삶을 여유롭게 만들 것입니다.


즉 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이 일은 절대로 우리끼리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건물도 짓고 공장도 세워 넘쳐나는 인력을 생산현장에 투입해야 합니다. 해외로부터 자본을 유치해 신발공장도 짓고 자동차 공장도 만들고 빵 공장도 만들어야 거리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습니다.

지난 선거에서 대연정을 성사시켜 총리가 된 동독 출신의 앙겔라 메르켈 최초의 여성총리는 선거기간 내내 “Sozial ist, was Arbeit schafft. 사회복지는 일자리를 창출해내는 것이다”라는 구호를 내걸고 슈뢰더 정권의 실정을 비판해 승리했습니다.


최선의 사회보장책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일자리가 없어 좌절하고 실의에 차있는 북한 동포들을 방치한 채 결혼생활이 행복해질 것이라는 주장은 망상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현재 남한도 성장 잠재력이 약화되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갖고 있는 나라가 어디입니까. 미국과 일본입니다. 세계 최고 갑부 두 나라가 反日, 反美로 가득찬 가정에 공장을 짓고 자금을 투자해야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에서도 일부 정치인들은 대중 인기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남한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되뇌이는 정치인이 있는 가 하면, 미국은 결코 한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근거없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다 정작 미국이 조기에 작전권 환수를 요구하자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러니 국민들은 “북한 미사일로 안보불안, 국제사회의 미아로 인한 외교불안, 대립과 갈등으로 촉발된 사회불안 등 3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한 정치인의 주장에 동의하게 되는 것입니다. 일부 정치적 포퓰리스트들은 미국이나 일본을 향해 ‘싫으면 말라고 해’라고 큰소리를 치며 중국이나 러시아에 은근한 기대감을 갖으려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강한 국가는 이런 호기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아니면 말지’ 라는 자포자기식 대응으로는 가정은 물론이고 국가도 불행할 것입니다.

최근에 중국이 미국과 해상훈련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발표와 중국 은행이 북한 계좌를 동결했다는 소식은 현 정부의 외교가 수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결혼 후 살림살이가 어려워질수록 노조의 투쟁은 더욱 격화될 것입니다. 내 것을 더 많이 확보하려는 집단 이기주의로 인해 거리는 투쟁의 장이 될 것이며 상인들은 장사를 망쳐 하루 하루 살아가기가 힘들 것입니다.

정치권은 끊임없이 권력투쟁의 현장이 될 것이며 김정일과 동거동락하는 세력들의 막가파식 투쟁에 한숨만 내쉬게 될 것입니다. 북한의 경제회복을 위한 고민하기보다는 남한이 이룩한 경제적 성과를 나누라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며 남한 내 정적들의 약점을 잡아 회유하고 협박하며 권력을 쟁취하는 데 혈안이 될 것입니다.

때로는 이들의 약점을 들이대기도 할 것이며 때로는 비밀리에 찾아가 윽박지르게 될 것입니다. 그래도 합의가 안된다면 핵이라도 들고와 남한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을 것이라고 협박할 수도 있습니다.



대북사업의 원칙: 정직과 투명성


죽기 아니면 살기식의 김정일 정권은 닥치는대로 제2, 제3의 김윤규를 만들어 결혼 후를 대비할 수도 있습니다. “김정일 동지께서 정몽헌 회장에게 금강산을 하사하셨다면 현정은 회장에게 백두산을 하사하실 것입니다”라는 식의 발언은 김정일 정권의 이런 의도를 충분히 예측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래서 대북사업은 원칙, 투명성, 정직을 그 생명으로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난 수년 동안 이런 원칙을 지키며 북한을 오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걱정입니다. 또한 김정일의 독재정권을 미화하고 각종 대북사업에 장밋빛 환상을 접목시켜왔던 많은 북한 전문가들, 이들은 과연 어떤 변명을 늘어놓을지 궁금합니다.


정몽헌 회장의 자살을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아무도 정확한 자살 이유를 밝힐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정몽헌 회장은 남북 간 투명하지 않는 거래의 희생자임에 분명합니다. 말만 앞선 정치 고단수들의 사탕발림에 놀아난 결과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정치 9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김정일은 정치 10단이 넘는 고수입니다. 김일성, 김정일에 이은 세습통치로 갈고 닦은 기술입니다. 이 기술로 전세계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권력의 3대 세습을 꿈꾸고 있습니다. 초강대국 미국도 김정일의 고단수에 애를 먹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입니다.


정치 10단과의 결혼생활은 파멸의 과정일 것입니다. 한반도 주변국들은 냉소를 지으며 이런 파멸로 치닫는 가정을 바라보고 있을 것입니다. 통일된 한국에 적지않은 두려움을 가졌던 일본으로서도, 북한을 은근히 수하에 거느리고 싶은 중국으로서도 위기의 통일한국은 오히려 그들에게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민족공조라는 미명 하에 반세기 한미동맹을 헌신짝처럼 내버린 것에 배신감을 갖고 있던 미국도 위기의 한반도에 별다는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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