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방안허구(반쪽 결혼식)

통일방안의 허구:반쪽결혼식(이유1)

박상봉 박사 2005. 11. 2. 10:23
 

정부의 통일방안 비판

- 반쪽 결혼식 -


우리의 통일정책은 반쪽 결혼식과 같습니다. 허점투성이, 준비되지 않은 결혼식,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결혼식이기 때문에 반쪽입니다. 결혼 후 궁핍한 살림살이가 뻔한 만남, 만나서도 곧 헤어져야할 수밖에 없는 슬픈 결혼식, 우리는 이런 반쪽 결혼식을 계획하고 있으면서 평화, 화해, 자주, 동북아 허브, 균형자와 같은 뜬 구름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통일방안이 비극이고, 반쪽 결혼식인 이유는 다음 5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유1 : 북한주민의 고통을 담보로 하는 결혼식이기 때문에 반쪽입니다.


오늘날 북한동포는 의식주조차 제공되지 않아 인간의 기본적인 삶마저도 포기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음식이 없어 죽고, 약이 없어 살수 없는 지옥과 같은 생활입니다. 수술을 받아야할 환자는 마취약이 없어 생살을 도려내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세습독재권력이 부당한 권력을 대대로 유지하기 위해 마땅히 인민에게 돌아가야할 의식주들을 가로채고 있기 때문입니다.

피폐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 경제적 개혁과 개방을 추진해야 하지만 이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개혁 개방은 달러 챙기기 위한 명분에 불과합니다. 통일부는 북한퍼주기라는 비판이 거세질 때마다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이끌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명이 무색하게 대북화해협력을 추진한 지 8년이 된 2005년 조선노동당 창당 6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선군정치, 강성대국의 기치를 다시 한번 높이 치켜세웠습니다. 최근 다시 부활된 배급제도도 북한의 개혁개방 제스추어가 경제적 대가를 노린 것임을 깨닫게 합니다. 김정일 정권의 개혁 개방은 현 권력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의 변화임이 입증된 셈입니다.

 

 

평양의 수족관


김일성 수령으로부터 권력을 세습한 김정일은 21세기 대명천지에 부동산도 아니고 금융재산도 아닌 국가최고권력을 부당하게 장악한 후, 이를 또 다시 아들에게 세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명희의 아들 김정철이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한 가운데 성혜림에서 난 장남 김정남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세습권력을 이어가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최측근들에게는 메르세데스 벤츠를 선물하고 호화생활을 보장하는 한편, 반체제 인사나 정적은 누명을 씌워 처형시킵니다. 20만명에 달하는 정치범들의 존재는 부당한 세습권력의 희생을 의미합니다. 재일교포로 북송선을 탔던 조부모로 인해 정치범 수용소 생활을 경험했던 한 탈북자는 수용소에서의 생활을 생생하게 그린 ‘수용소의 노래’라는 책을 출판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부시대통령도 이 책을 읽고 감명을 받아 주변사람들에게 책을 소개할 뿐 아니라 저자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원래 ‘수용소의 노래’는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부시에게 권했고 책은 부시 어린시절 자라던 텍사스 미들랜드 기독교 연합회장으로부터 선물로 받았다고 합니다.


이 책이 출판되기 까지 프랑스의 한 지식인의 노력이 컸습니다. 피에르 리굴로라고 하는 언론인겸 인권운동가는 프랑스의 지식인들과 함께 북한 인권에 대해 최초로 지식인 선언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북한에서 수백만명이 아사한 후 1998년도에 있었던 일입니다.

리굴로 씨는 수차례 한국을 다녀갔습니다. 탈북자 강철환 씨로부터 북한의 인권상황을 전해듣고 그는 ‘평양의 수족관’이라는 책을 불어로 출판했고 이 책을 영어 등 여러 언어로 번역해 북한의 인권상황을 전세계에 알린 인물입니다. 수용소의 노래는 이 책의 한국어판인 셈입니다. 평양의 수족관이 전세계 베스트셀러로 세계인이 읽고 있는 반면, 수용소의 노래는 몇몇 의식인들만이 찾고 있습니다.

 

 

노베르트 폴러첸


우리나라 법무부로부터 추방형식으로 한국을 떠나야 했던 노베르트 폴러첸 씨는 캅 아나무어(CAP Anamur)라는 의사들의 국제구호단체 요원이었습니다. 캅 아나무어는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수백만의 보트피플이 발생하던 당시 이들을 도왔던 구조선의 이름이었습니다.

그는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독일 내에서 의사활동을 하면서도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일에 대해서는 투쟁을 마다하지 않는 반골기질입니다. 이런 반골적 기질로 인해 그는 독일에서도 달갑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폴러첸 씨가 만약 이런 독특한 성향의 소유자가 아니었다면 그는 결코 북한을 방문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의사인 그가 북한을 방문한 것은 지난 1999년 7월 4일이었습니다. 북한에 대해 전혀 문외한인 그는 오로지 북한에 기아자가 속출하고 비참한 생활을 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캅 아나무어의 일원으로 의료구호 활동을 위해 북한에 들어갔습니다.


북한에 도착해서 며칠이 안되어 김일성 사망 4주기를 맞은 북한 권력층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먹을 것이 없고 의료장비가 없어 죽어간다는 소식과는 달리 김일성을 추모하는 식장은 호화스럽고 사치스런 광경이었습니다. 폴러첸 씨는 자신의 충격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습니다. “서울에서 보았던 메르세데스 벤츠 보다 많은 벤츠를 평양에서 보았습니다”

김일성 추모행사를 직접 눈으로 체험한 폴러첸은 북한 사회를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 보기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로는 비참한 북한주민들에게 의료구호로 헌신하는 한편,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에서 벌어지는 모순을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이런 폴러첸에게 북한의 곳곳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화상환자에게 자신의 허벅지살을 도려내 이식해준 폴러첸에 대한 소식이 북한 전역에 전해졌고 외국인으로 최초로 영웅훈장을 수여받았습니다. 폴러첸은 비교적 별다른 통제없이 전국을 돌아다닐 수 있었고 북한의 실상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북한의 냉혹한 현실을 체험한 폴러첸 씨는 이 사실을 널리 알려서 북한주민의 고통을 해결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혔고 2000년 10월 미국의 울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이를 실행에 옮겼습니다. 취재차 울브라이트를 수행했던 서방 주요언론사 기자들을 비밀리에 불러모아 경비원을 따돌리고 평양 외곽의 북한의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북한에 화해 제스추어를 보이려 했던 클린턴 행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대북정책을 수정해야 했다고 합니다. 울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 보도가 북한 실상과 인권침해에 대한 보도로 그 의미를 상실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울브라이트 장관은 김정일의 극진한 환대와 아리랑 축전에 감동하고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일로 폴러첸은 북한으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았습니다. 2000년 12월말까지 비자를 갖고 있던 폴러첸은 추방명령을 거부하고 버텼습니다. 당시 서울을 방문 중이었던 독일의 피셔 외무장관이 개입했고 폴러첸 씨는 2000년 12월 31일 비자기간 만료와 함께 북한에서 추방되었습니다.


추방된 폴러첸 씨는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남한을 찾았으며 자신이 보았던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외면할 수 없다며 탈북자와 북한의 인권을 위해 투쟁하고 있습니다. 나치의 만행에 대한 생생한 역사를 배워온 그는 현실인 북한의 인권실상을 방치할 수 없다는 고백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폴러첸 씨는 남한에서도 추방당하는 수모를 받았습니다. 물론 외국인 체류규정을 위반했다고 하지만 그에게 행한 그간의 태도로 보아 석연치 않습니다. 폴러첸 씨는 남한에서 추방되면서도 자신은 반드시 다시 남한을 찾아와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유럽의 인권의식


원래 인권의식은 유럽에서 생겨났습니다. 특히 독재자 히틀러의 나치 정권을 경험한 유럽사회는 인권의 의미를 매우 중시합니다. 인권을 보편적 가치로 존중하고 이를 지켜내지 못하는 인류는 스스로 불행을 자초한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습니다. 인권은 타협의 대상이 아닙니다. 인권은 지키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독일의 명차 메르세데스 벤츠 사의 주주총회에서 있었던 일이 새삼 기억이 납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인사가 “북한과 같은 불량국가에 벤츠를 수출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고 합니다. 인권침해의 대표적인 나라에 메르세데스 벤츠를 판매하는 것이 석연치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의 예에 불과하지만 유럽의 인권의식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10일에는 베를린 중심부에 유대인 대량학살을 추모하는 홀로코스트 추모관이 건립되어 정치인 등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오픈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추모관은 5년 전인 2000년에 착공을 해서 지난 늦봄에 완공되었던 것입니다. 당시 오프닝 행사에는 독일의 인권운동가는 물론이고 해외로부터 인권단체들도 참석했습니다. 오프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 자리는 나치에 희생된 피해자들을 추모하는 추모관을 건립하기 위한 자리인데, 오늘날 나치에 버금가는 인권유린의 현장이 재현되고 있는 북한 인권에 대해서 침묵할 수 없다”며 북한의 인권상황을 규탄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일부 정치인들은 인권을 정치적으로 흥정하고 있는 듯 합니다. 북한에 대한 내재적 접근론이 대표적인 예일 것입니다. 간첩들을 비전향장기수로 미화하고 김정일의 요구에 따라 북송하면서 인권을 들먹이는 이 사람들이 북한의 인권을 이야기하면 김정일의 눈치를 보기에 바쁩니다. 유엔인권위원회에서 벌어진 코미디같은 사실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유엔인권위원회는 지난 2003년부터 유럽연합의 주도로 북한에 대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전세계가 북한의 동족들의 인권을 위해 그 시정을 요구하며 결의하고 있는데 남한의 일부 정치세력에 의해 이를 외면해 버린 것입니다. 2003년도에는 아예 인권위에 불참했으며 이후 비판이 거세지자 2004년과 2005년에는 참석은 했으나 표결에 기권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유는 김정일의 비위를 건드려서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남북관계를 깨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그야말로 내재적 접근론적 입니다. 한편에서는 인권을 수단으로 정적을 공격하고 있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정치적 이유에서 인권을 땅에 파묻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대북인권결의안은 유엔인권위 차원을 넘어 유엔총회에 상정되어 전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늑대와 여우


현재 북한에는 늑대와 여우가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늑대는 당간부, 군부, 국가관리를 총칭하고 있고 여우는 억척스럽게 장사를 배워 고난의 시기를 생존해가는 신층 주민들입니다. 최근 늑대와 여우의 싸움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합니다. 시도 때도 없이 세도를 앞세워 갈취해가는 늑대에게 여우들이 이판사판으로 달려들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찍소리도 못했지만 모진 세월을 겪으며 여우도 힘을 합쳐 늑대에 저항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여우도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원래 북한에는 늑대, 여우와 양이 함께 살았습니다. 살기가 어려워지자 늑대가 양을 공격하게 되었고 여우가 되지 못한 양들은 하나, 둘 사라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포악한 김정일정권은 사람까지 바꿔놓습니다. 한국을 방문했던 북한의 미녀응원단의 행동이 하나의 예가 될 것입니다. 마냥 소박할 것같은 외모와는 달리 이들은 현수막에 걸리 김정일 장군이 비에 맞는 것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합니다. 연극이 아니라 반세기에 걸쳐 꾸준히 지속된 김일성, 김정일 우상화 작업의 결과입니다. 사람이 변한 것입니다.

이 광경에 대해 한 탈북자는 “그거요, 북한에서는 당연한 일입네다. 저런 건수라도 있으면 하루아침에 국가영웅이 될 수 있는데 누가 마다한다 말입네까” 라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오랜 우상화 사업을 통해 아주 비정상적인 인간의 모습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런 부도덕한 정권과의 통일은 반쪽 결혼식에 불과합니다. 결혼을 미끼로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해 한미동맹을 약화시키고 남한 내 반 김정일 세력을 반통일세력으로 매도하고 있습니다. 남한과의 통일은 북한에 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북한은 흡수통일의 가능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해왔고 우리나라 대통령은 흡수통일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대내외에 천명해 김정일의 비위를 달래고 남북관계를 지속해 왔습니다.

냉전이 종결되고 소련이나 동유럽 공산 지도자들이 하나 둘 씩 권력에서 멀어짐에 따라 위기를 느낀 김정일은 보다 극단적인 방법으로 체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일본의 한 언론은 탈북자의 대량발생이 인민에 대한 김정일의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보도를 한 적도 있습니다. 동유럽 특히 루마니아의 개혁 개방 과정에서 비참하게 죽어간 독재자 차우체스쿠의 말로를 보고 눈을 뜬 인민은 자신의 적이고 자신을 처형할 존재임을 재확인했을 것입니다. 즉 선군정치는 이런 깨달음 속에서 나온 것입니다. 군대만이 권력을 지탱해주고 자신의 생명을 지켜준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입니다.

인민은 돌볼 필요가 없는 존재이고 이를 방치한 결과 수십만의 탈북자가 중국 땅을 방황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탈북자의 존재가 국제사회의 관심과 주요 이슈로 부각되자 중국과 북한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탈북자에 대한 강제송환과 함께 탈북자를 돕는 사람들을 체포 구금하고 있고 북한은 국경 경비대의 병력을 전원 교체해 탈북자를 원천 차단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는 여전히 중국 땅을 헤메고 있고 남한행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습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 한가지”라는 목숨을 건 탈북자들의 찟기고 찟긴 상처는 통일 후에도 우리가 어떻게 감당하고 싸매야할지 가슴이 답답합니다.

 

 

위장된 평화공존


이런 부도덕한 정권을 향해 대북지원을 할 때는 투명성을 확보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라는 주문과 북한 김정일 정권을 향해 비판할라치면 그러면 전쟁하자는 이야기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쟁은 누구나 싫은 일입니다. 폭탄이 서울에 떨어지면 피해자는 너도 되고 나도 됩니다. 전쟁을 하자고 김정일을 비판하고 북한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불량한 정권의 속성상 전쟁을 각오하는 마음으로 이들의 공격적 언행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당할 수 있다는 역사의 교훈을 새기자는 것입니다.

조직폭력배의 특징은 자기 보다 힘센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한 절대로 무릅을 꿇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힘과 폭력으로 모든 것을 관철하려 합니다. 힘이 없으면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조직폭력배의 세계일 것입니다. 조폭과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은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조폭의 비위를 맞추며 그가 원하는 것에 순종하는 일입니다. 그러면 폭력을 당할 일도 없고 오히려 잘한다는 칭찬을 받습니다. 다른 하나는 조폭보다 강해져야 합니다. 조폭이 행패를 부리면 힘을 겨뤄야 합니다. 그를 힘으로 장악할 때야 비로소 ‘형님’하며 무릅을 꿇게 될 것입니다. 전쟁이 무서워 김정일 정권이 하자는대로 해서 얻는 평화는 위장된 평화입니다.


통일 전 동서독은 전세계로부터 평화적으로 분단을 공존하는 모범 국가로 명성이 높았습니다. 서신 교환은 물론이고 상호 방문도 가능했습니다. 서로 상대방의 TV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고 베를린과 서독 구간에서는 동서독 주민들이 만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평화적인 공존은 하나의 위선에 불과했습니다. 가짜였습니다. 수많은 동독인들을 탄압하고 슈타지의 비밀공작으로 유지됐던 평화였습니다. 이것이 가짜였음이 드러난 것이 바로 동독인의 탈출이었습니다.

소련과 동유럽에 불어닥친 개방 개혁의 바람은 1989년 동독을 강타했고 자유를 갈망하는 동독주민의 잠재의식을 불러깨웠습니다. 서독의 경제적 풍요로움은 생필품의 만성적인 부족으로 고통을 감내해왔던 동독인들의 질적인 삶의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동독인들은 “Wir sind das Volk 우리가 국민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독재정권에 저항했고 "Wenn DM nicht zu uns kommt, dann kommen wir zu DM 서독의 마르크가 주어지지 않으면 우리가 마르크를 찾아 나설 것이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동독을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허울에 불과했던 가짜 평화는 여지없이 깨졌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철거되고 동독인의 자유로운 서독행이 이루어졌습니다.

 

 

베이징 올림픽과 함진아비

 

반쪽 결혼식은 선량한 북한주민을 고통 속에 몰아넣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탈북자의 고통은 ‘꼬리없는 짐승’이라는 표현이 암시하듯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 한가지’라며 두만강을 건넌 탈북주민들은 중국에 은둔해 살며 온갖 고난을 받고 있습니다. 죽기 살기로 일한 공장에서는 신고한다며 임금을 주지 않고 쫓아내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반쪽 결혼식에 가장 중요한 하객이 될 중국은 탈북자를 기분내키는 대로 가두기도 하고 북한에 강제송환하기도 합니다. 탈북자의 강제송환에 항의를 하기라도 하면 “우리가 한쪽 눈 감고 있으니까, 문제를 확대하지 말라”며 은근히 우리를 협박하고 있습니다. NGO는 그렇다고 해도 우리 정부도 이런 협박에 아무런 대응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큰 나라가 선처를 해주어야 하지 않느냐는 그야말로 무사안일입니다. 중국의 비인권적 처사에 대해 국제인권단체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고 2008년 북경 올림픽 개최 자격에 의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를 사지로 내모는 중국이 인류평화의 축제라고 하는 올림픽을 개최할 자격이 없다는 주장인데요, 이들은 올림픽 보이코트 운동을 벌일 계획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는 반쪽에 불과한 결혼식이 깨지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탈북동포들의 비참한 처지에 눈 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강제송환되어 고문을 받아 두 다리가 절단된 채 재탈북해 우리나라에 입국한 사례가 소개되어 북한에서의 삶의 무게가 얼마나 무겁길 래 두다리가 잘리고도 탈북하려고 하는지 다시 생각해 봅니다.


반쪽 결혼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비단 탈북자들만이 아닙니다. 김정일 장군께서 이루실 통일이 눈 앞에 다가왔다는 흑색선전을 빌미로 대다수 북한주민들이 고통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남한의 대북지원금은 물론이고 남북교류협력 사업이라는 빌미로 남한 기업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추진되는 각종 사업으로부터 벌어들이는 수입금을 세습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결혼을 미끼로 던지며 남한으로부터 끊임없이 지원을 얻어내고 있습니다. 금강산으로부터 매년 수천억원을 벌어들이고 있고 대북사업이 발생할 때마다 남한의 파트너로부터 이런 저런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기고 있습니다. 마치 입장료를 받듯이 꼬박꼬박 일을 벌일때마다 각종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돈들은 인민을 위해 쓰여지지 않습니다. 공산당원을 중심으로 김정일 지지세력들을 위해 사용되며 정권을 유지하려는 데 쓰이고 있을 뿐입니다.


결혼 전에 패물과 신부 가족에게 보내는 감사의 선물을 담은 함을 가득채워 보내지만 한 발자국 다가설 때마다 두툼한 봉투를 원하고 있습니다. 함진아비의 발자국이 하나 하나 늘어날수록 요구하는 봉투도 점점 두터워지고 있습니다. 함 속에 들어있는 평화니 화해니 통일이니 허상을 빌미로 한발짜국 디딜때마다 점점 많은 돈을 요구하는 파렴치한 행동입니다.

금강산관광으로 현금을 톡톡히 챙기고 있는 북한은 금강산관광사업을 대북화해정책의 결실로 선전하는 남한 정권의 약점을 이용해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려 하고 있습니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1인당 입장료가 20달러라고 하지만 개성관광의 경우 입장료는 1인당 100달러 씩 요구한다는 보도를 보며 함진아비의 걸음이 더욱 비싸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지금까지 대북교류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북한에 진출했던 대다수의 기업들이 북한의 일방적인 요구와 방해로 사업을 포기했는가 하면 이제 무려 1조5천억원이라는 돈을 대북사업에 탕진한 현대아산 마저 북한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빼먹을 돈이 없는 현대가 맘에 들리 없기 때문입니다.  (계속)

I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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