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방안허구(반쪽 결혼식)

끼리만의 잔치

박상봉 박사 2006. 1. 6. 12:06
 

반쪽결혼식3

이유3: 끼리 만의 잔치이기 때문에 반쪽입니다.


민족공조의 한계


결혼식은 많은 하객들이 찾아와 축하해 주어야 행복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통일정책은 외부로부터 주요 하객들이 찾아오지 않는 결혼식과 같습니다. 민족공조라는 이름 하에 반세기 가장 중요한 동맹국을 푸대접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맥아더동상을 철거하라는 세력들의 어이없는 행동으로 6.25 전란 때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한 16개국에 달하는 참전국의 행동을 전쟁광으로 묘사하고 민족통일을 방해한 일로 매도해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자초하고 있습니다.

이런 왕따를 스스로 자초하는 송두율이나 강정구교수에 대해서 정부는 지나친 동정을 보이고 있습니다. 63명에 달하는 남파간첩을 비전향장기수로 미화해 인권보호라는 논리를 앞세워 이를 김정일의 요구에 따라 전원 북송했으면서도 정작 국군포로와 납북자에 대해서는 한번도 제대로 송환하라고 요구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무서워서인지 어떤 빌미를 잡혀서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2002년 6월 29일 6명의 장병의 목숨을 앗아간 서해교전, 우리의 젊은 장병들의 미망인들은 조국을 등지고 차라리 해외이민을 떠나고 있습니다.


남북 간 추진하고 있는 민족공조의 한계는 북핵과 북한인권이 국제적 이슈라는데서 찾게됩니다. 북한의 무리한 핵개발은 물론이고 인권침해는 모두 국제사회가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인식하고 있는 문제들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국제사회의 인식과는 달리 남북이 민족공조를 내세워 해결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더욱이 북한의 김정일 정권은 인권침해와 북핵의 주체입니다.

미국은 2002년 9.11사태를 계기로 불량국가들의 대량살상무기를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개발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 북핵이 비밀리에 중동 테러단체 등 불량국가와 단체에 흘러들어가는 것을 미국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게된 것입니다. 미국이 고집스럽게 CVID(완전하고, 검증할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를 주장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나치의 만행을 방관했던 것을 수치로 여기는 유럽인들은 결코 북한 독재정권의 만행과 인권침해에 절대로 침묵하지 않을 것입니다.

민족공조의 불행이고 한계인 것입니다.



뮌헨 올림픽과 엔테베 작전


국가는 국민과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입니다. 이 임무를 막강한 채 추구하는 그 어떤 정치적 목적도 정당할 수 없으며 목적도 이룰 수 없습니다. 가족을 내팽개친 가장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반문해 본다면 그 의미를 이해할 것입니다. 강한 나라는 국민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나라입니다. 이스라엘이 왜 강합니까. 국가를 위해 국민이 생명을 걸고 헌신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국민은 국가가 만드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국민 보호는 국제적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습니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참석했던 이스라엘 선수단은 PLO 테러조직이었던 ‘검은 9월단’의 인질이 되어 10여명이 희생되는 비참한 사건을 겪어야 했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골다 메이어 수상은 정보기관 모사드 산하에 특수 수사팀을 조직해 테러단 전원을 보복하도록 명령합니다. 그 후 10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배후세력 전원이 유럽의 곳곳에서 이스라엘 기관원에 의해 사살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포로나 실종자 등 자국민에 대한 보호에 철저합니다. 자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외부 세력에 대해서는 무자비한 보복을 감행합니다. 오늘날까지도 자살폭탄 테러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은 무자비합니다. “이스라엘을 미워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스라엘을 경멸하고 우습게 보는 이들은 없다”는 말도 이런 이스라엘의 강력한 대응으로 생겨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나치 정권 하의 홀로코스트에 대한 경험을 통해 국민과 국가가 강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던 것입니다.

1976년도에 있었던 엔테베 작전도 이스라엘의 자국민 보호에 대한 의지를 잘 대변하고 있습니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엔테베 작전은 팔레스타인 테러단에 납치된 에어프랑스의 인질을 구출해내는 군사작전이었습니다. 당시 테러단이 납치한 비행기에는 246명이 타고 있었고 이 중에서 이스라엘 국민은 77명이었습니다. 이스라엘 특공대는 사건 직후 4대의 허큐리스 수송기를 타고 아프리카 깊숙이 날아들었습니다. 우간다의 엔테베 공항에 6일째 억류돼 있던 인질을 구출하려는 특수작전이었습니다. 작전은 최소의 인명피해을 내고 성공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이 작전은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으로 변장한 이스라엘군인이 수송기에서 지프차를 타고 내려 공항경비병들은 외국 순방중이던 아민이 귀국한 것으로 착각했다고 했을 정도로 기발하고 대담한 작전이었습니다.



현대아산의 비극


현대아산의 비극은 남북한 양국 정부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는데 있습니다. 남한의 권력은 현대아산을 대북정책 홍보용으로 활용해왔습니다. 김정일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비밀리에 5억 달러를 송금하는 것도 현대의 몫이었고 그 책임도 고스란히 현대의 몫이었습니다. 정경유착을 통해 성장해온 경험이 있는 현대 또한 이런 정치적 심부름으로 또 한번의 도약을 꿈꾸웠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현대의 습성이 현대의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북한 정치권력은 남한보다 한 수 위입니다. 돈을 미끼로 김정일 정권을 요리해보려했던 약삭빠른 남한의 일부정치인들은 오히려 김정일정권에 코가 꿰 버린 것 같습니다. 8년 동안 무차별 대북지원의 결과는 자기 족쇄를 채운 꼴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주고도 오히려 북한이 큰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대북관계에 목을 메고 있는 정치인들의 약점을 정확히 꿰뚫고 있어 보입니다.

사실 이 일은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되었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열리니 금방 남북이 하나가 된 것처럼 떠들어 댔고 동해선 경의선 철도사업이 시작된다고 하니까 내일이라도 남한의 상품이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에 이르는 꿈의 실크로드가 이루어진 것처럼 떠들어대며 스스로 남북간 성과를 부풀리는 데 혈안이 되어왔으니 이제 남북관계가 끊긴다고 하면 국민의 저항이 두렵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정일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도록 된 것입니다.


이에 반해 북한의 권력은 현대아산을 하나의 전리품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위대하신 김정일 장군의 성은에 보답하고자 정성을 다하는 충신으로 여깁니다. 현정은 회장이 방북했을 때 “김정일 장군께서 정몽헌 회장에게 금강산을 선물했다면 현정은 회장에게는 백두산을 선물하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기도 했습니다. 금강산 사업이나 백두산 관광이니 동해선, 경의선 사업이 장군님이 남한의 충성기업인에게 은혜로 주는 하사품인 것입니다.

국가권력부터 돈 주고 비위 맞추어가며 김정일을 만나려 하고 있으니 기업인 정도야 얼마나 우습겠습니까. 이러니까 김윤규의 비리가 드러나 인사조치한 건을 두고 금강산 관광사업을 중단시키고 심지어 롯데관광에게 손짓을 보내는 것입니다.

지난 2000년 현대아산은 북한의 대북사업 채널인 아태평화위원회와 ‘경제협력사업권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했습니다. 현대는 그 댓가로 5억 달러를 지불했고 개성공단사업, 경의선, 경원선 철도사업, 유무선 통신사업 등 7대 경협사업에 대한 독점권을 얻어냈습니다. 하지만 이 독점계약은 하나의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번 사건은 정확히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을 통해 1조 5천억원 이상의 비용을 들였습니다. 더 이상 여유자금이 없을 정도로 현대아산은 대북사업으로 인한 피해가 큰 데도 불구하고 더 이상 빼먹을 돈이 없는 기업은 버림받게 되어있으며 이것이 현대아산의 비극입니다.


하지만 현대아산의 비극에 대한 책임은 국가가 져야 합니다. 국가의 본질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있다고 합니다. 현대아산은 정부의 대북화해협력 정책의 경제분야 전도사로서 충실히 대북정책을 지원해왔습니다. 대북투자가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는 국민들의 우려에 대해서는 온갖 장밋빛 구상을 홍보하며 현대를 부추겨왔던 것도 정부였음을 알고 있습니다. 현대아산은 정부를 믿고 과도한 투자를 감행했으나 이 과정에서 북한은 1조5천억원의 현대재산을 가로챘을 뿐 아니라 충직 김윤규를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이제 현대 현정은 회장이 북한의 말을 듣지않는다는 이유로 현대와의 독점계약을 파기한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북한전문가라는 사람들은 현정은 길들이기라는 표현으로 해설을 해대고 있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김윤규는 길들여진 경제계 인물이고 현정은은 길들여져야할 인물입니다. 하지만 현대아산의 대북진출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북한의 길들이기가 아니라 애초부터 정부만 믿고 투자조건의 ABC도 갖추지 못한 무모한 투자였습니다. 정부는 물론이고 일부 북한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남북경협의 환상을 부추겼습니다. 경의선 동해선이 시베리아 철도를 경유해 유럽까지 갈 실크로드가 될 것인양, 북한의 저임금 양질의 노동력과의 경협은 윈윈하게 될 것이라는 등 소설같은 이야기를 자랑삼아 이야기해 왔습니다. 자신의 돈이고 자신의 재산이었어도 이토록 무책임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대북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통일세력, 보수수구세력, 친미세력으로 몰아부쳐 말도 못꺼내게 했습니다. 이미 정치권과 우리사회에 제2 제3의 김윤규가 양산되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 어떤 형태로든 코가 꿰어 김정일의 꼭두각시 노릇을 피할 수 없는 인물들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비굴한 이익보다 정직한 양심을 선택하겠다”는 현정은 회장의 고백이 현대를 살리는 길입니다.



내독교역과 청산단위(VE)


분단 시절 동서독 간 경제협력의 특징은 내독교역이란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서독은 동독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동서독교역은 국가간 교역이 될 수 없었습니다. 국제사회도 동 서독의 관계를 ‘특수한 관계’로 간주했습니다.

내독교역은 VE라고 하는 청산단위를 수단으로 이루어졌고 1VE는 서독 1마르크에 해당되었습니다. 1년을 기준으로 동 서독 간 내독교역의 균형을 이루도록 했지만 동독의 요청으로 소위 ‘스윙’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운영했습니다. 일정한 금액을 자동적으로 대월해주는 제도였으며 1968년부터는 전년수출의 25%까지 대월이 가능해 졌습니다. 이런 내독교역을 통한 무관세와 스윙제도를 통한 교역활성화 정책으로 1950년 7억4천여만 VE이었던 양독 간 총교역규모가 1989년 동독 마지막 해에는 153억 VE에 달했습니다. 무려 20배 이상의 성장을 달성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동서간 경제협력의 특징은 민간차원의 교역을 정부차원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나 정부가 이를 민간기업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까지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이것은 동서 간 경제협력이 내독교역에 국한되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물론이고 민간기업은 교역을 제외한 어떤 형태의 경협(직접투자, 합작투자 등)을 원하지도 않고 추진하지도 않았습니다. 정치적 이해에 따라 민간기업을 수단으로 삼지 않았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 남북경협은 너무나 많은 위험부담을 민간에게 지우고 있습니다. 정몽헌 회장의 자살은 이에 대한 반증입니다.



박정희와 정주영


현대가 남북경협의 주체로 떠오르게 된 것은 현대의 성장배경 속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대의 성장은 박정희 정부에 의해 추진되었던 경제개발 계획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현대 성장의 견인차였던 건설은 정부에 의해서 과감하게 추진되었던 경부고속도로 건설사업을 통해 기초를 닦았습니다. 그렇다할 건설업체 하나 제대로 없었던 상황 속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모든 편의를 제공해 현대건설이 고속도로를 건설하는데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정주영 회장 역시 강력한 추진력으로 불가능해 보였던 경부고속도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박정희와 정주영은 이런 의미에서 그 시대 코드가 맞는 경제성장의 주역들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후 현대는 정부가 추진하던 대규모 경제개발사업의 주체가 되는 등 현대의 성장은 정권유착의 전형이었습니다.

정주영 회장의 사업철학은 권력의 힘을 얻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강력한 권력에 강력하게 추진되던 경제개발계획에 소외되어서야 대기업이 될 수 없었던 시대적 상황이 현대성장의 발판이 된 셈이었습니다. 현대의 대북진출은 이런 성장배경과 무관하지 않을 듯 합니다. 김대중 정부에 의해 강력히 추진되던 대북사업에 현대가 뛰어든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정부, 현대, 언론이 한덩어리가 되어 대북사업을 홍보하기에 열을 올렸고 두차례에 걸쳐 보내진 1001마리의 소 떼는 이런 남북경협의 상징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대북사업은 1001마리의 소 떼의 운명과도 같아 보입니다. 1001마리의 소 떼는 굶주림에 허덕이는 북한동포들의 희생제물이 되었습니다. 하기야 사람이 먹을 것도 없는데 소를 먹일 수가 있었겠습니까.



궁핍한 신혼살림


이런 그늘에 가려진 사실들은 철저히 차단되고 있습니다. 장밋빛 대북사업을 홍보해온 정치권력과 그 품 속에서 온갖 특혜를 누려온 몇몇 정치적 언론인들이 코드에 맞지 않는 보도를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부의 과거, 신랑의 허랑방탕한 생활을 의도적으로 은폐하며 추진하려는 결혼식에 어떤 축하객이 찾아오겠습니까. 걱정입니다. 쿠바, 이란, 파키스탄,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축하객이 찾아올는지 모를 일입니다. 설사 축하차 참석한다해도 이들이 놓고 갈 축의금은 과연 결혼살림을 장만하는데 보탬이나 될 수 있는지 걱정입니다. 정말 반쪽짜리 결혼식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결혼생활은 경제적으로 궁핍할 것입니다. 북한의 경제상황이 지나치게 열악해 남한의 소득으로 함께 살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일자리를 만들어 북한주민들에게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오랜 사회주의 사회 속에서 나태해진 모습과 무책임한 행동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주어져야 하고 능력에 따라 소득이 주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일자리는 누가 제공합니까. 일자리는 기업의 투자로 생겨나는 것입니다.


남한 기업만으로는 북한에 충분한 일자리를 제공할 여력이 없습니다. 가뜩이나 반기업적 풍토 속에서 의욕을 상실한 기업들이 투자의욕을 북돋아 많은 위험이 내재해 있는 북한에 투자한다는 것은 쉽지않은 일입니다. 해외투자가 절실한 것은 바로 이런 연유 때문인 것입니다. 세계에서 1, 2위의 경제대국은 미국과 일본입니다. 세계 최대의 매출과 이익을 내는 기업도 대다수가 이들 나라에 속합니다. 이것은 미국과 일본의 기업들이 한반도에 투자를 해주지 않는다면 통일 후 북한경제를 재건해내는 일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중국과 러시아 등 구 공산권 국가와 반목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며 선린우호관계를 지속해야 하고 이들의 투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통일은 미국, 일본, EU의 자본과 함께 중국, 러시아와 같은 나라들의 자본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작년 10월 3일 독일은 통일 15주년을 맞았습니다. 무려 1조 4000억 유로가 투입되어도 동독경제의 자생력은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으며 대량실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특히 동독지역의 실업율이 서독의 2배에 달해 동독인의 우려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카엘 가이어 주한독일대사는 한국이 우려하고 있는 통일비용에 대한 언급에서 한국은 통일비용을 절대로 홀로 부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독일은 물론이고 유럽사회가 알고 있다며 통일이 된다면 EU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비용을 분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듯 통일한국의 성패가 미국, 일본 그리고 EU 국가들의 동참에 크게 좌우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사국인 한국 내 반미와 반일감정은 건국 이래 최악입니다. 북한은 물론이고 남한의 일부 정치인과 시민단체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반미와 반일감정이 조장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인권의식에도 우리는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해외에서 보도된 두개의 한반도 관련 기사가 눈에 띈다. 하나는 미 하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인 데니스 헬핀이 10월 11일 미 상원 러셀빌딩에서 열린 한미연구소(ICAS) 주최 세미나에 참석해 ‘트로이목마: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한미동맹을 해치는 북한의 선전술 성공’이란 주제로 발표한 내용이다. 헬핀은 글을 통해 한국이 우방인 미국에 등을 돌리고 북한과의 화해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일본 산케이 신문 서울지국장 구로다의 기사입니다. 구로다 지국장은 김정일이 합법적으로 통일대통령의 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는 인구비례에 따라 통일의회가 구성될 것이며 남북한 대표가 인구비례에 따라 2:1의 비율로 선출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예를 들어 통일의회는 남한대표가 200명, 북한대표가 100명으로 총 300명으로 구성된다는 것입니다. 이를 가정할 때 김정일은 합법적으로 통일대통령이 된다는 것입니다. 북한대표는 100표 모두 김정일에 의해 좌우되는 표인 반면에 남한대표의 200표는 25%만 이탈해도 김정일의 의도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한국인으로 미국하원의원을 3선까지 지낸 김창준의원의 컬럼도 한반도에서 반쪽의 결혼식이 열릴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강교수의 “6.25는 통일전쟁, 맥아더는 민족의 원수”라는 발언에 대해 미국의 반한감정을 자극하게 될 것으로 유감을 나타냈다.


동국대 장시기교수의 강정구 옹호론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편향적이고 자기중심적인지를 대변해주고 있습니다. 장교수의 국적도 없는 주장에 대해 주한남아공 대사가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남아공의 스테파너스 요하네스 스쿠만 대사는 “남아공에 2개월간 체류한 학자가 현실이 왜곡된 내용으로 남아공인들과 아프리카인들의 입장을 대표하는 발언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장 교수의 기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대사관은 장교수가 주장하고 있는 “▲아프리카인들은 한반도의 싸우스 코리아보다는 노쓰 코리아를 더 친근하게 생각한다 ▲1960년대 이후 아프리카 나라들의 독립에 가장 걸림돌의 역할을 한 나라는 미국이다 ▲아프리카의 독재 권력 집단과의 싸움은 미국과의 싸움이었고…”라는 내용을 사실과 다르며 잘못된 의견이라고 조목 조목 반박했습니다.


학문의 자유도 정확한 사실을 근거로 해야 합니다. 허구적 논리를 가공해 이를 증거인 양 내세우는 것은 학문의 자유는 누리면서 학문의 양심을 파는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이런 행동이 오늘날 한국을 국제사회의 왕따로 만들고 있으며 통일 후 북한을 재건하는 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결혼식의 축하하객은 통일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야할 우리에게는 미래 투자자들입니다. 북한경제를 재건해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해외투자자들입니다. 하객 중 두툼한 봉투를 내밀 손님은 미국과 일본에 불과합니다. 세계 1, 2위 부자들이 통일된 한반도에 투자하려 하지 않는다면 피폐한 북한경제를 회복시키기가 역부족입니다. 북한경제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통일된 살림살이는 거덜나게 될 것입니다.

거리에는 노숙자와 청년실업이 넘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부유한 우방들의 한반도 투자가 절실합니다. 우리를 등지고 하객으로도 참석하지 않을 나라로부터 투자를 기대한다는 것이야말로 어불성설입니다. 민족공조로 대중의 인기는 얻을 수 있어도 국가의 부는 얻어낼 수 없습니다. 그러나 먹을 것이 없는 결혼,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는 결혼은 비극입니다.

I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