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경제재건

통일의 신개념

박상봉 박사 2005. 10. 14. 19:48

 성공적인 남북경제통합을 위한 개념2

통일의 신개념


독일이나 예멘의 통일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교훈도 통일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는 점이다. 올해로 통일 15주년을 맞이한 독일이 아직도 통일의 후유증을 앓고 있고 예멘도 통일 후 시민전쟁을 겪으며 재통일의 역경을 지나고 있다.

남북통일은 독일통일과 마찬가지로 그 시점이 매우 불명확하다. 무엇보다도 북한체제가 언제까지 존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세기 후반에 시작된 변화의 물결은 구 소련, 동유럽, 동독에 이어 북한에 다다르고 있다. 중국은 이미 경제적으로는 완전한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있고 구 사회주의 국가들의 시장경제 도입으로 이제 전 세계는 하나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로 재편되어 버렸다. 북한 홀로 폐쇄된 채 존재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북한의 현 체제는 변화할 수밖에 없으며 그 변화는 우리에게는 통일의 기회이다. 

물론 북한은 군부를 중심으로 체제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생필품이 동이 나고 기아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전 세계가 반대하는 핵 개발을 강행하는 것도 결국은 북한체제의 위기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의 변화 속에서 우리는 통일은 남과 북의 단순한 정치적 통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민감해야 한다. 정치적 통일은 순간의 환희와 기쁨을 줄 뿐이다. 분단된 우리민족을 영원히 하나로 만들고 통일된 한국이 후회스런 조국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순간의 기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통일한국이 부작용과 후유증을 극복하고 7천만 국민에게 자유와 경제적 풍요로움을 선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피폐한 북한경제의 재건이 전제가 되지않고서는 불가능하다.

통일은 이루었으나 통일된 사회가 경제적 활력을 잃고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쳐나고 국민들은 굶주림과 부족함에 시달리게 된다면 그런 통일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즉 통일은 한 순간의 만족과 기쁨을 위한 통일지상주의여서는 안된다. 막연한 통일지상주의야말로 평화적 분단관리보다도 우리의 미래에는 더 큰 위협이다. 


따라서 어떤 통일이어야 하는지 반문해야 한다. 통일한국은 정치적으로 어떤 시스템을 택하고 경제체제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이것이 헌법 4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토대로 한 통일"의 정신이기도 하다.  

그리고 통일을 이룬 후 자유롭게 대통령을 뽑고 자유롭게 비판하며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지 반문해야 한다. 통일은 했으나 자유가 유보되고 정치권은 남북으로 나뉘어 권력투쟁이나 벌리는 일이 있다면 이처럼 큰 불행은 없다.

또한 통일된 사회가 돈이 없어 다른 나라를 기웃거리고 일자리가 없어 거리에는 노숙자와 청년실업이 들끓어서는 곤란하다. 이런 의미에서 남북경제통합은 통일의 성패를 가늠하는 가장 핵심적인 통일작업이며 독일통일의 전례는 경제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도록 인류 역사가 우리에게 부여한 절호의 기회이다. 경제통합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던 독일의 사례를 점검해보고 분석할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우리는 절반의 성공을 이룬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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