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통일 다시보기

로젠홀츠 데이터

박상봉 박사 2023. 2. 20. 17:13

분단시절 베를린은 각국 스파이들이 정보 전쟁터였다. 동독 STASI는 물론 소련 KGB, 미국 CIA 사이 암투는 치열했다. KGB 요원으로 파견됐던 푸틴은 STASI 신분증까지 소유하며 정보전에 투입됐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자 동독주민들은 동베를린 슈타지 본부를 점령하고 비밀문서(총 800만 건) 지키기에 나섰다. 하지만 핵심자료들은 이미 파기된 상태였다. 파기된 문서 분량은 16km에 달했다. 이 때 동독의 해외스파이 정보가 담긴 최종본 로젠홀츠 데이터도 파기된 바 있다. (참고: 독일통일 통일한국, 청산작업1호 슈타지)

통일이 되고 미국 CIA가 로젠홀츠 데이터를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KGB 요원이 1992년 7만5천 달러를 받고 데이터를 CIA에 넘긴 것이다. 381개 CD Rom에 35만 개의 데이터가 마이크로 필름으로 저장된 방대한 양이다. 여기에는 슈타지의 해외공작원들의 정보가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에 따르면 분단기간(1951~1988) 서독에서 암약한 슈타지 요원은 6천여 명에 달했고, 1988년 현재에도 활동 중이었던 인원은 1,553명이었다.

독일정부는 2000년 미 CIA로부터 로젠홀츠 복사본을 입수해 현재 슈타지 문서관리청에 보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자료는 최신본이 아닌 구버전으로 여러 부분이 손상되었을 뿐 아니라 슈타지 요원 및 비정규요원들이 암호명으로 활동해 본인을 특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여러 요원이 같은 암호명을 사용한 경우도 다반사다. 동독 공산당의 방해공작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