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과 부시가 정말 러시아를 기만했는가?
푸틴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푸틴의 강공에는 서방에 속았다는 분노가 깔려있다. 우크라이나를 되찾아 구러시아를 회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푸틴은 모스크바를 찾은 숄츠 독일총리에게 “나토는 독일을 넘어 동구권으로 확대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하지만 그 사이 동구권 및 구소련 14개 국가가 추가로 나토에 가입했다. 이런 푸틴의 항변에 독일 극단세력인 독일대안당과 좌파당도 맞장구를 치고 있다.
1990년 2월 9일 베를린 장벽이 해체된 지 3개월 후, 크렘린을 방문한 미국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은 나토 문제에 대해 “통일된 독일이 나토에 잔류한다면 동구권으로는 1인치 확대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고르바초프는 이에 동의했고 베이커는 헬무트 콜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이 사실을 알렸다.
2월 10일, 독일 겐셔 외무장관이 소련 쉐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을 만났다. 이 회담에서 겐셔는 “나토의 동구권 확대는 없을 것”임을 재확인했다.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고르바초프는 콜과 정상회담을 열고 독일의 미래를 논의하기도 했다. 즉 고르바초프는 나토 문제를 이미 정리된 사안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콜의 생각은 달랐다. 미국의 국무장관, 독일 외무장관이 나토 확대 문제에 대한 증인으로 거론되지만, 이 문제가 전적으로 외무장관 선에서 마무리될 사안이 아니었다며 자신이 동의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부시 대통령도 2월 말 베이커 국무장관의 말을 수정하고 나섰다. 소련이 드라마틱하게 몰락하는 과정에서 나토 확대를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를 제외한 나토가 유럽의 신안보전략이라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미영프독 외무장관 및 2+4(동서독 및 미영프소) 회담에서 외교장관들은 나토의 문을 확대하지 않고 폴란드를 비롯한 동구권 국가들에게 나토 가입을 요청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했다.
이번에는 독일 국방장관 폴커 뤼에가 나섰다. 외교부의 입장에 반대하며 동구권 확대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겐셔에 이어 외교수장이 된 클라우스 킨켈의 패배, 독일은 1998년 폴란드, 헝가리, 체코의 나토 가입을 승인했다.
독일은 1955년 나토 가입을 계기로 다시 국제사회로 복귀할 수 있었다. 이제 냉전을 끝내는 데 선두에서 기여한 나라들에게 동일한 권리를 거부할 수 없었다는 반론이다.
더욱이 나토 확대 문제와 관련된 정상들의 직접적인 문건은 전무했다는 것도 지적되었다.
푸틴은 1985년부터 5년 동안 동독 드레스덴 KGB 지부에 근무하며 동독의 몰락을 세밀히 연구한 인물이다. 그가 우크라이나 공격을 벼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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