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언론의 북한 뉴스

자유! 방북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소중한 가치

박상봉 박사 2020. 2. 13. 17:02

자유! 방북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소중한 가치


프로리안 크반츠(Florian Quanz)는 기자 신분을 속이고 방북길에 올랐다. 은둔과 고립의 나라에 대한 호기심으로 평양행 기차를 탔지만 두려움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기자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기 때문에 독일 중소기업의 회사원으로 위장했다.

열차에는 두 명의 북한 외교관이 동승했지만 매우 여유로웠다. 여권 검사 직전에는 핸드폰 케이스를 열고 껌통에서 유심칩을 꺼내 바꿔기웠다. 평양 입국 심사 때에는 개인신상, 소지품은 물론 현금까지도 화폐별로 신고해야 했다. 긴장한 채 돈을 꺼내 일일이 세고 있는 기자에게 북한 외교관이 그렇게 긴장하지 말라며 큰 돈을 숨기라고 귀뜸해 주었다.

드디어 경애하는 수령의 나라 수도 평양관광, 가이드의 집요한 프로파간다가 이어진다. 평양에 거주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주민에게는 대단한 특혜다. 노래 경연대회에서 입상할 경우에는 평양시민증을 받는다. 경연대회에 참가하는 노래는 다음 세 가지를 주제로 한 노래다. 노동자, 농민, 학생을 주제로 해야 한다.

4월 15일 태양절에는 김일성 광장에 5천 명의 남녀 대학생들이 모여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수령을 기린다. 북한에는 개인은 없으며 전체만 있다. 평양을 떠나 원산으로 가는 길, 내가 소지하고 있던 2대 MP3 중 하나를 달라고 한다. MP3에는 독일의 유명한 가수 헬레네 휘셔(Helene Fischer) 등 유명가수들의 노래가 저장되어 있다. MP3를 건네 받은 가이드는 원산 가능 도중에 휘셔의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린다. 지겹도록 반복되는 프로파간다로 부터 자유로운 순간이다. 저녁 때 호텔방에서 느끼는 해방감이다.

북한 체류 12일이 지나고 마지막 날, 다시 방북길에 오르기 전 자유를 생각케한다. 아! 자유, 방북길에 오르기 전에는 소중하게 느끼지 못했던 자유다.
- 프랑크푸르트 룬드샤우 11. 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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