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패러다임과 북한재건

독일통일, 한반도 상황과 다르다

박상봉 박사 2017. 6. 19. 11:18

독일통일, 한반도 상황과 다르다

 

독일통일에 대해 설명하면 한반도 상황과 다르다며 비판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독일통일의 무용론을 넘어 해악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편견에서 벗어나 독일 통일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게 된다면 불필요한 오해는 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통일은 히말라야 처녀봉을 등반하는 것과 같다. 등반 여정이 험난하고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일이다. 이 힘든 히말라야를 개척하며 등반에 성공한 것이 독일통일이다. 등반에 실패한 나라도 있다 예멘이다. 베트남도 사회주의 월맹이 등반을 주도했다는 측면에서 실패다. 독일이 유일하게 아무도 오르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정상을 정복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피해도 많았다. 처음 오르는 길이라 예상치 못한 사고도 많았다. 크레바스에 추락하기도 했고 눈폭풍에 갇혀 생사를 오락가락하는 일도 있었다. 눈사태로 등산객이 실종하는 일도 있었다. 기후가 급변하여 돌풍이 몰아쳐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곳도 있었다.

전 세계 언론은 독일의 히말라야 등반팀의 안타까운 사고 소식을 연이어 전해왔다. 대한민국 등반팀이 히말라야 처녀봉을 오를 차례다. 서독 등반팀의 사고 소식을 수없이 접해왔던 사람들이 서독팀이 오른 루트는 택하지 말라고 한다. 그 루트는 흡수통일(?)인데, 다른 루트를 찾으라고 난리다.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통일을 하자고 한다.

그렇다면 다른 루트는 안전하단 말인가? 아니다. 다른 루트에는 더 많은 크레바스가 있을 수도 있고 어디에서 눈폭풍이 불고 어느 지역에서 눈사태가 발생했는지 아무런 사전 지식도 정보도 없다. 서독팀이 오른 루트를 택해야 그나마 어디에 크레바스가 있고 눈사태와 눈폭풍의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서독팀의 헬무트 콜 팀장은 히말라야 처녀봉을 정복하고 국민들을 향해 과거에 이 히말라야 정상을 정복한 팀이 있었다면 우리는 이렇게 많은 희생을 치르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리고 1994년 통일 4년만에 통일독일 호의 두 번째 선장으로 선출되었다. 이리하여 통일 총리 헬무트 콜은 통일 전 8, 통일 후 8년 총 16년을 총리직을 수행한 최장수 총리라는 역사적 기록을 세운 인물이 되었다.

우리가 독일통일을 이야기 하는 것은 독일의 통일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독일의 통일 과정에서 배울 것은 무엇이며 잘못된 정책은 무엇인지를 찾아내 남북통일과정에서 되풀이 하지 말자는 뜻이다. KTX를 건설하기 위해 프랑스의 TGV, 일본의 신간선, 독일의 ICE를 살펴보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기술이 도입되었고 어떤 문제점이 발생했는지 시행착오는 무엇이었는지 교훈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런 나라들이 고속철도를 먼저 건설했기 때문에 우리는 보다 쉽게 KTX를 건설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독일통일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다- 통일패러다임과 북한 재건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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