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패러다임과 북한재건

'통일패러다임과 북한재건' 출간에 부쳐

박상봉 박사 2017. 2. 22. 17:09

통일패러다임과 북한재건



독일통일은 현대사의 기적이다. 이 기적이 우리의 통일의 앞날을 환히 밝혀주고 있다. 독일이 통일과정에서 범했던 시행착오만 잘 연구해도 한국통일은 독일 보다 쉽다. - 통일패러다임 전환과 북한재건 저술의 목적

 

 

'통일패러다임과 북한재건' 출간에 부쳐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의 큰 위기는 당파와 분열로 초래되었다는 주장을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임진왜란은 물론 조선 말기 일제의 식민지가 된 것도 내부 분열 때문이었다.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한반도 분단도 따지고 보면 민족 내 분열과 갈등이 원인이었다. 이런 분열과 갈등의 DNA2016년 대한민국을 또 다시 위협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78일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을 막아내기 위해 사드 배치를 결정하며 대립은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이제 우리 사회는 북한의 4차례 핵실험, ICBM, SLBM, 무수단 등 수십 차례 미사일 도발은 쟁점이 되지 않는다. 북한이 핵무기를 소형화, 경량화해 실전에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사실에도 관심이 없다. 핵을 장착한 스커드 미사일이 서울에 떨어지면 최소 150만 명이 사망하고 국가 존립마저 위험하다는 사실은 똑바로 직시하려 하지 않는다. 더욱이 불면증을 앓고 정서불안에 시달리는 김정은의 손에 핵이 놓여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듯하다.

그저 제왕적 대통령이 싫고 독재자의 딸이 눈에 가시다. 대통령의 불통이나 문고리 3인방이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것도 싫다. 4.13 총선이 만들어준 여소야대를 발판으로 야당의 몽니는 더욱 거세다. 친박, 비박의 싸움에도 국가 안보는 없었다. 용호상박(龍虎相搏), 좌우의 힘이 고만 고만하니 철밥통이나 양비론자들은 눈치만 보고 있다.

 

어떤 평화도 전쟁보다 낫다???


329일 독일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일간지 빌트(Bild)의 보도가 충격적이다. “북한 김정은은 세계 최악의 독재자인데, 감정을 통제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핵단추를 누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보도로 작년 미국의 랜드(RAND) 연구소의 보고와도 일맥상통한다. 랜드 보고서는 2015929일 한국 안보와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것은 북한이 서울을 향해 갑작스럽게 핵공격을 가하는 일이라고 발표했다. 미국, 중국, 러시아는 물론 심지어 일본이 핵을 보유해도 두렵지 않다. 왜냐하면 이들 국가는 자의로 핵 공격을 감행할 수 없도록 국가적 시스템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은 다르다. 김정은의 말 한마디가 헌법은 물론 당 규약보다 앞선다. 김정은 측근 100여 명이 그의 말 한마디에 사라져 버렸다.

이런 안보 위기 속에 한미 양국은 78일 성주에 사드 배치를 결정했다. 이후 우리 사회의 대립과 분열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성주 군수를 비롯한 군민들이 삭발 투쟁은 물론 많은 야당 국회의원들이 사드 무용론을 들고 나온다. 한술 더 떠 더민주 초선의원 6명이 사드 문제를 논의한다며 중국을 방문해 지탄을 받고 있다. 우리의 안보 문제를 중국과 상의한다는 것이야 말로 친중사대주의 망령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우리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한반도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기지는 물론 레이더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은 사드 배치 안한다고 주한 미군 철수하겠나”, “미국이 보복을 가하면 중국에 붙으면 되고 ... 절대 굶어죽을 일 없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의 외교가 실패했다며 정장관은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김일성을 간사한 놈이라고 했는데 외교는 그렇게 하는 것이라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더민주 민주평화국민연대가 국회에서 주최한 공개 특강에서 한 말이다.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한 발언이 이 정도니 정장관이 소속되어 있는 학회, 모임, 의 등 공개 비공개 자리에서의 발언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정치인, 학자, 언론 등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다. 북한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로 일관한다. 북한은 3대 세습독재자가 2400만 북한주민을 통치하는 곳이라는 말은 금기다. “추신지불 전초제근(抽薪止沸 剪草除根)”, 잎을 제거하려면 뿌리를 뽑아야 하는데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거론하지 않는다. 중국의 행동과 같다. 이들에게 종북주의자라고 하면 화를 낸다. 중국도 그렇다. 겉으로는 한반도 비핵화를 주장하지만 속으로는 북한 핵을 방치하고 있다. 대북제재에 동참한다고 하면서도 뒤로 식량, 에너지를 물론 수많은 밀무역을 방관하며 북한의 숨통을 틔어주고 있다.


사드를 배치하면 중국이 북한과 혈맹관계를 복원할 것이라는 더민주 초선의원 6명의 발언에서는 어설픈 정치인의 정치적 낭만주의를 보게 된다. 정치적 낭만주의는 더민주의 뿌리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평화도 전쟁보다는 낫다며 남북 포용정책을 주도 김정일과의 정상회담도 치렀다. 이러니 북한 핵이나 미사일 개발에 주목할 이유가 없었다. 이런 정치적 낭만주의가 2016년 지금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717일 제헌절 경축사에 나선 정세균 의장은 한술 더 떠 어떤 (정의롭지 못한) 평화도 어떤 (정의로운) 전쟁보다 낫다며 순박한 평화주의자임을 고백했다. 2차 대전 연합군이 전쟁을 포기했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었을까? 링컨이 남북전쟁을 치르지 않고, 미국이 2차 대전에 참전하지 않았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6.25 전쟁 때 미국을 비롯한 16개국이 참전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의 삶은 어떨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그런데 이런 정치적 안보 낭만주의자들이 정계에 수두룩하다. 서재에 들어앉아 소설이나 써야할 사람들이 여의도 1번지를 장악하고 대한민국 안보를 희화화하고 있다


정치인은 인격이 있고 성격이 좋은 사람과는 다르다. 특히 국가 지도자는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제일의 덕목이다.

 

핵 포기” or “레짐 체인지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에 대한 박대통령의 대응은 핵 포기” or “레짐 체인지였다. 216일 국회 연설에서 한 이야기로 김대중 정권 이래 18년 동안 난공불락이었던 남북화해협력정책을 마감하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과 같은 사건이었다. 김정은을 향한 정공법으로 돈 바치고 뺨맞는데 신물 난 국민들의 가슴이 후련했다. 네 손자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정권을 이어받은 독재자에게 이제 그만이라는 말이 그동안 금기였다는 사실도 우습다. 20대 총선 전 정당의 대북정책과 관련해 5~6명의 북한 전문가들이 한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다. 나는 박대통령의 2.16 “레짐체인지발언은 과거 18년의 금기를 깬 일로 우리 현대사의 하나의 획을 긋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마음 속 한편으로 2.16 선언을 뒷받침할 후속조치가 나올 수 있을까, 걱정이었다. 금기에 길들여진 우리 사회, 특히 철밥통들이 몸을 사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와 달리 국제사회의 대응은 단호했다. 유엔 안보리는 32일 대북제재결의안 2270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데 이어 미국, EU, 스위스, 태국, 뉴질랜드 등이 추가로 독자적인 대북 제재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인 북한의 우방국인 앙골라도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618일에는 비유럽연합 9개국(노르웨이,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몰도바, 몬테네그로 등 구유고연방)EU의 대북제재에 동참할 것을 결의했다. 이제 북한 비행기는 유럽 영공과 해상을 비행하거나 항해하지 못한다. 핵과 미사일에 이용될 수 있는 부품은 물론 사치품의 대북 수출도 중단되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616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 하자는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북한을 돈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했다. 북한 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인권침해에도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 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흐름이다.


이런 가운데 박대통령이 다시 나섰다. 81571주년 광복절,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대북 메시지가 새롭다. 김정은에게는 핵 포기, 간부와 주민들에게는 통일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 고도의 메시지다. 김정은이 아니라 간부와 주민들에게 통일 시대를 함께 열자는 2.16 선언의 후속타였다. 핵 망령에 빠진 김정은에게 포로가 된 북한을 향한 레짐 체인지가 본격 가동되고 있음을 느낀다. 때마침 빨치산 백두혈통의 태영호 주영 북한 대사관 공사가 가족과 함께 탈북해 남한에 입국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주 러시아 김철성 3등 서기관의 탈북 및 노동당 39호실의 유럽 자산관리 총책 김명철(가명)4천억원을 갖고 잠적했다는 보도도 심상치 않다. 하늘이 우리를 돕고 있다.

20168월 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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