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통일 이해 오해

통독 20년, 갈등과 치유

박상봉 박사 2010. 9. 23. 14:25

 

통일 20년, 갈등과 치유

 

독일이 올해로 통일 20주년을 맞는다. 동서독 사회가 아직 여러 부분에서 적지 않은 격차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으나 통일로 야기된 갈등의 주요 원인들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다. 동독 공산당 SED의 후신인 PDS의 그레고르 기지와 서독 사민당 극좌인사인 오스카 라폰테인이 함께 창당한 Die Linke(좌파당)이 구 동독 노스텔지어를 자극하고 있어 향후 동서 갈등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하다.  

 

  통일은 기쁨만큼이나 갈등을 불러왔다. 서독은 매년 100조원을 동독에 지원했다. 천문학적 도움에도 동독은 만족하지 못했고 서독은 배신감을 느꼈다. ‘마우어 임 코프 Mauer im Kopf', 베를린 장벽의 자리에 ‘머릿속 장벽’이 더 높게 들어선 것 같았다.

자유민주주의 통일 20년, 역사는 독일에 보상을 시작했다. 일자리가 늘고 수출이 급증했으며 2006년 현재 무역흑자 3천억 달러, 우리나라 수출총액과 맞먹는다. 독일의 국내총산생은 EU 전체의 5분의 1이나 되며 구소련과 동구권에서 독일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시장의 치유가 시작된 셈이다.

통일 15년차, 동독 여성이 정상의 자리에 앉았다. 앙겔라 메르켈이다. 그는 통일이 잉태한 정치인으로 2005년 총리에 올라 2009년 재선에 성공했다. 미 주간지 포브스가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로 선정한 메르켈은 강력한 시장주의자다. 동독 출신 티에르제는 1998년부터 2005년 동안 하원의장을 지내며 동서 갈등을 도닥였고 동독 무혈혁명의 주역인 가우크 목사는 지난 10대 대통령 선거에 석패했지만 독일인 모두에게 존경을 받고 있다. 정치적 치유다.

통일은 동독을 첨단기술의 거점기지로 만들었다. 아이제나흐와 라이프치히에는 최신 첨단시설을 갖춘 오펠과 BMW 공장이 들어섰다. 그라이프스 발트에는 최첨단 핵융합센터가 완공단계다. 튀링겐-작센-작센안할트를 잇는 ‘솔라 밸리’는 세계 태양광 산업 매출의 10%를 올리며 미래 에너지 개발의 최첨단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연구소, 엔지니어링, 태양광 관련산업 간 긴밀한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미래 에너지 경제를 견인할 태세다. 가터스레벤의 식물유전공학 센터, 베를린의 분자생물학 센터도 동독에 새로 구축된 최신 과학 및 기술첨단센터들이다. 경제적 치유다.

통일은 동독주민에게 자유를 선사했다. 로마 바티칸, 프랑스 에펠탑, 스페인 마요르 광장은 동독 관광객으로 넘친다. 많은 동독 청년들이 서독의 대학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동베를린 훔볼트 대학에는 서독의 석학들이 일찌감치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고 석학을 따라 서독의 젊은이들도 이사를 한다. 서남동녀(?)들이 만나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는다. 동독에 공장을 짓고 투자를 한 기업인들도 이제는 동독 주민이다. 사회적 치유다.

천안함, 탈북자, 대북 쌀 지원 등 대북 이슈마다 국익의 자리에 당리당략이 들어서있다. 환갑을 넘겨 대한민국을 지탱해온 헌법 속에 정답이 있어도 찾지 못한다. 헌법 3조, 헌법 4조 등. 법치, 어른이 된 통일독일이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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