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

바이블도 신학도 목사도 없는 당

박상봉 박사 2010. 7. 6. 18:23

"바이블도 없고, 신학교도 없고, 목사도 없는 당"

 

김문수 경기도지사, 문화일보 인터뷰 (2010.7.2)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Der Spiegel, 2006)에 실린

김지사,  북한이 제조한 위폐를 들어보이고 있다. 

  

→ 1971년 학생운동으로 제적당한 뒤 20년간 노동운동을 했고 1990년 14대 총선에 민중당 전국구 후보로 제도정치권에 진입한 이후 20년간 정치를 한 결과, 지금은 보수정당의 대선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 재직시 금속노조로부터 배신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배신이든 전향이든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첫째는 사회주의권의 붕괴입니다. 볼셰비키 혁명 이후 생겨났던 사회주의 국가들이 전부 실패했습니다. 평등이란 이상을 실현하는 이념으로서의 사회주의가 실현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죠. 굉장히 충격을 받았죠. 당시 저는 ‘북한식은 아니지만 평등을 이상으로 하는 사회주의적 방향으로 한국사회가 발전돼야 노동자나 농민, 피억압 민중의 진정한 해방세상이 온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의 여성들이 당시 청바지 한 장만 주면 하룻밤 잘 정도로 형편없는 국가가 돼 있다는 걸 1988년 감옥에서 출소해 친구들에게 들었습니다. 두번째, 제가 감옥을 두 번 갔습니다. 개인적으로 고문도 많이 당하고 옥살이도 하고, 후배들도 50명 정도가 저 때문에 감옥에 갔고. 이렇게 치열하게 투쟁했는데 뜻대로 잘되는 게 없었습니다. 개인적 좌절과 실패가 있었던 셈이죠. 그래서 더이상 비합법 투쟁을 하지 말고 합법투쟁을 하자고 해서 민중당을 창당했는데 이것도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노동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구로공단 노동인권소장을 맡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당시 집권한 YS(김영삼 전 대통령)가 상당히 적극적인 영입제의를 해 민자당에 입당한 거죠.”


→ 민자당에 입당할 때는 사상적 정리가 다 된 셈이네요.


 “정리는 됐지만 아직은 모든 부분에서 철저하게 정합성이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큰 방향에서 우향우를 했는데 과거 흔적이 남아있었죠. 아직까지도 나한테 그런 게 남아있을 거예요. 어떤 건 매우 철저하고 명료하게 정리됐지만, 공동체적인 것을 중시한다든지 가진 자의 횡포나 나태함에 대해서는 굉장히 부정적 생각을 갖고 있는 거죠.”


→ 아직도 보수그룹에서 ‘김문수는 빨갛다’고 생각하거나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아십니까.


 “그런 분들이 있죠.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내 청춘의 상당부분을, 20년 이상을 그렇게 보냈으니까. 난 고3때부터 3선개헌 반대데모를 했고, 박정희 대통령이 시해당했을 때도 만세를 불렀습니다. 내 청춘을 온통 반 박정희, 반 독재, 반 전두환, 반 노태우 투쟁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 지금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좌파세력의 문제점은 뭐라고 보십니까.

 

  “우리나라에는 친(親)북한, 반(反)대한민국 좌파, 흔히 말하는 종북세력이 있고 그냥 반정부 좌파세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종북세력이 주류입니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대한민국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는 거죠. 그리고 북한에 대한 비판을 안 하는 거죠. 그 쪽(북한) 눈치를 보면서 활동하는데 그게 바로 주사파입니다. 주체사상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전제주의입니다. 그런 세력이 좌파란 옷을 입고 여기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 세력에 대항해서 제가 생각하는 건 우리 국민이 대한민국史를 다시 공부해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는 1945년 8월15일 이후 역사에 대해서는 공부를 안 하고 가르치지도 않습니다. 이걸 누가 하느냐. 한나라당이 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이런 생각을 안 하고 웰빙정당이 돼서 어떻게 하면 (의원)배지를 달까, 어떻게 하면 총리나 장관을 한번 할까 이런 생각만 합니다.”

 

 “한나라당에는 바이블도 없고, 신학교도 없고, 목사도 없고, 설교도 없고, 전도도 없습니다. 5무(無) 상태죠. 실제로 한나라당이 어떤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지 바이블이 있어야 돼요. 그 다음에 이런 사회를 만들기 위한 활동가들이 있어야죠. 이게 비유하자면 목사입니다. 이들이 끊임없이 설교를 하고 전도를 하러 나가야 합니다. 이래야 우리 사회가 제대로 된 사회로 갈 수 있습니다. 지금 한나라당식으로 했으면 예수도 부처도 다 잊어졌을 겁니다. 현재로선 한나라당이 아니면 대한민국 정통성을 지킬 정당도 없습니다. 민주노동당 같은 데는 어차피 안 되는 거고, 민주당은 왔다갔다하는 불확실한 당이고. 문제는 지금 한나라당도 불확실합니다. 완전히 공황상태인 셈입니다.”

 

김문수

 

 독일 바스프와 양해각서 체결 (201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