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

‘크로싱’과 차인표

박상봉 박사 2008. 3. 25. 19:34
 ‘크로싱’과 차인표

 


조선일보가 10개월간 중국, 러시아, 태국 등 9개국을 오가며 제작한 특별다큐멘터리 '천국의 국경을 넘다'가 국내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천국의 국경을 넘다는 모두 4부작으로 제목 '천국의 국경'은 북한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지상천국' '지상낙원'에서 따왔다고 한다.


1부 '국경에 서다'는 탈북 사태 10년이 된 중국 북한 국경지대의 전반적인 상황을 그렸다. 2부는 '유령이 된 아이들'로 여러 이유로 중국에서 지내고 있는 탈북여성 자녀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불법체류자인 신분으로 인해 법적 보호는 물론이고 의료나 교육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연을 담았다. 3부는 '죽음보다 긴 여행 1만㎞'라는 소제목으로 탈출 루트 동행취재기다. 탈북자들을 동행해 중국에서 라오스, 태국으로 이어지는 루트를 취재한 것이다. 끝으로 4부는 최초로 벌목소에 잠입 취재한 르포다. 탈북자를 따라 ‘범의 소굴’인 러시아 시베리아 제16벌목소로 숨어들어가 취재한 내용이다.

이렇게 공들여 제작된 '천국의 국경을 넘다'는 국내에는 지역 민방과 케이블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고, BBC와 TBS는 자체 편집을 통해 보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또 하나의 영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탈북을 소재로 한 영화 '크로싱'으로 오는 5월에 개봉될 예정이다. 4년여에 걸친 제작 기간 중 100여명의 탈북자를 인터뷰 한 것은 물론이고 현장 촬영을 위해 중국, 몽골 등 탈출 루트를 수차례 누볐다. 배우는 물론이고 스태프 중에도 탈북자들이 포함돼 있어 제작기간 내내 모든 과정은 비밀에 부쳐졌다. 신변 걱정 때문이었다. 북한의 체제를 부정하고 김정일의 사치와 방탕한 생활을 공개하는 것은 목숨을 건 위험한 일이다. “피흘려 죽은 생쥐”들이 박스에 담긴 채 발송되고 ‘칼로 찢겨진 사진’들이 대북인권단체나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앞으로 보내지곤 한 것도 이런 일들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말해주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97년 2월 15일 김정일의 생활을 폭로했던 이한영이 분당 집에서 살해된 바 있다. 이한영은 월북 작가 이기영의 며느리였던 성혜림의 조카다. 성혜림은 이기영의 아들 이평의 아내였다. 김정일은 지색을 겸비했던 성혜림을 취해 장남 김정남을 낳았다. 성혜림의 언니인 성혜랑의 아들이 이한영이다. 이한영은 82년 스위스 연수 중 대한민국의 품에 안겼다. 이어 ‘김정일 로얄 페밀리’를 출간해 김일성 김정일 일가의 사치와 호화로운 생활을 만천하에 폭로했다 암살된 것이다. 


영화 ‘크로싱’은 북한 축구선수 출신이자 탄광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병든 아내의 약을 구하고 영양실조로 고생하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탈북하는 과정과 이후 고통의 삶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영화를 제작한 김태균 감독은 차인표를 캐스팅해 주인공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차인표가 살아온 과정의 진정성이 이 영화와도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영화를 위해 차인표가 4kg 정도 살을 뺐으며 촬영 중에 더 많이 빠졌을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차인표 본인도 죽어가는 북한 어린이들을 위해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차인표의 아이 사랑은 눈물겹다. 2005년 생후 1개월 된 여아를 입양했던 이후 올해 초 대한사회복지회를 통해 생후 100일 된 여아를 두 번째로 입양했다. 1995년 결혼해 아들 정민(10)을 낳은 후 예은이와 예진이를 입양한 것이다. 차인표의 아이사랑은 컴패션(Compassion International)이라는 구호단체에 참여해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데서도 확인되고 있다. 컴패션은 기독교 기반의 국제 어린이 후원 단체이다. 1952년 6.25 전쟁 후 고아들의 비참한 참상을 목격한 에버렛 스완슨 목사가 전쟁고아를 도우며 시작되었다. 2008년 현재 24개국 1,000,000명의 고아들을 후원하고 있다.

한국 컴패션은 2003년 설립되어 과거의 진 빚을 갚고 있다. 아동구호단체 컴패션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차인표, 신애라 부부는 현재 동남아, 중남미 등지에 있는 27명의 아이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국내 많은 후원자들도 1:1로 결연을 맺고 고아들을 돕고 있다.


이런 다큐와 영화들을 통해 탈북자의 실상이 바르게 전해지고 이들이 겪고 있는 인간 이하의 고통스런 삶에 희망이 깃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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