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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강대국의 먹잇감(?)

박상봉 박사 2007. 6. 8. 08:33
 

북한, 강대국의 먹잇감(?)


2006년 10월 9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자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결의안 1718호를 압도적으로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 결의안에 반대해 북한의 무모한 행동을 두둔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이 러시아가 기존 입장을 철회, 6개월여 만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키로 했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대통령령으로 모든 기관, 기업 및 개인이 북한과 거래를 할 때 유엔 결의안 1718호를 준수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유엔결의 1718호는 북한에 대한 무기와 체제유지와 관련된 사치품에 대한 금수조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전차, 헬기, 전투기, 전함, 장갑차, 중화기, 미사일 발사대와 핵무기 개발에 사용될 소지가 있는 어떠한 물질도 수출할 수 없도록 한 것이고 대량살상무기(WMD)나 핵개발 프로그램에 관련된 기술자와 전문가 등 북한인의 러시아 입국도 허가되지 않습니다.  

이와 함께 귀금속이나 5천루블 이상의 고가 시계 및 향수, 고가 모피제품 및 주류(酒類), 300만루블이 넘는 자동차 등 김정일(金正日)의 체제유지와 관련된 '사치품(LUXURY GOODS)'에 대해서도 수출이 금지됩니다.


러시아 두마(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슬루츠키 부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지난해 7월초 발사된 북한의 미사일 5발 중 1발(대포동 2호 미사일)이 40여초 만에 공중 폭발, 실패로 끝나면서 파편이 러시아 영토 인근에 떨어진 사실을 감안하면 '논리적으로'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북한은 계속 비협조적인 노선을 취하려하고 있다"는 북한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점점 고립되면서 독자적 핵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는 슬루츠키 부위원장은 "북한의 이런 행동은 동북아 안보를 위협하는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러시아의 급작스런 변화에 대해 일각에서는 7월 초 미국을 방문, 부시 대통령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방지와 테러와의 투쟁 방안을 논의하기에 앞서 대북 제재 문제 등 양국 간의 이견을 사전에 정리하려는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동북아 평화가 아니라 자국의 피해여부와 미국과의 대외협상용의 일환으로 북한카드를 활용하겠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망나니짓을 자국의 이익에 맞게 입맛대로 요리하려는 러시아의 행태를 보며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을 바라보게 되며 나라꼴을 그 지경으로 만든 북한을 바라보게 됩니다.

지구상 유일한 낙원을 건설하겠다는 북한이 러시아, 중국 등 주변국들의 놀림거리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김일성 김정일에 이어 3대 세습을 꿈꾸는 김정일의 발악을 보며 주변 강대국들은 이를 계기로 어떻게 자국의 이익을 관철하느냐 저울질하는 양상입니다. 마치 2차 대전 말에 무임승차한 소련이 동독과 동유럽을 장악하고 북한까지 손아귀에 넣은 행태 그대로입니다.


중국 역시 1962년 김일성과의 조중변계조약이라는 국경관련 문서를 통해 지난 1909년 일제와 체결한 간도협약을 인정받고 백두산의 45%를 중국의 소유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제 북핵을 빌미로 어떤 꼼수를 쓰게 될지 염려스럽습니다. 동북공정은 그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올해 초 창춘 동계 아시안 게임 시상식장에서 김민정, 전지수, 변천사, 진선유, 정은주 등 10대 쇼트트랙 선수들은 시상대에 오르는 순간 자신들이 준비했던 A4용지 7장을 펼쳐 보였습니다. 거기에는 '백두산은 우리 땅'이라는 글자가 써 있었습니다. 


어린 10대 소녀들이 특별히 역사의식이 투철하고 애국심이 남달라서 스포츠 행사장에서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한 것일까요, 아니죠. 이들의 눈에는 밤낮없이 경기장에서건 창춘 시내에서건 ‘장백산은 우리 땅’이라고 막무가내로 선전해 대는 중국 당국을 보며 자신들이라도 나서서 백두산을 지켜야 겠다는 절박함이 있었을 겁니다.

 

북한 내 인권, 탈북자의 비참함, 김정일의 세습독재에는 눈감은 채 자국의 이익만을 계수하고 있는 중국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듯 주변강대국들이 망나니 김정일의 불장난과 이를 막으려는 동분서주 하는 미국을 관망하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유독 우리네 정치꾼들의 행보만이 유독 별나 보입니다. 북한을 대선의 변수로 활용해 보려는 얄팍한 포퓰리즘에 너도 나도 평양행, 금강산행, 개성행, 경의선행입니다. 그저 손 한번 만 잡아주어도 감지덕지 하는 흉한 모습입니다. 김정일이 한번 만나만 주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환상은 이런 포퓰리즘의 절정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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