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분단극복

동독의 전철을 밟고 있는 북한

박상봉 박사 2006. 12. 20. 10:05
 


동독의 전철을 밟고 있는 북한

- 탈북, 북한의 저항운동


1980년대들어 동구권에 나타났던 공통적인 현상은 장기적인 경제침체로 인한 사회적 위기감이었다. 소련, 체코,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개혁 개방과 함께 경제적으로 시장경제로의 체제전환을 서둘러 추진했다.

하지만 서독과 체제경쟁을 벌이던 동독은 동구권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던 이런 개혁 개방의 흐름에 동참하지 않았다. 호네커는 1989년 10월 7일 동독 건국 4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변하지 않는 정권은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고르바초프의 경고도 무시한 채 “사회주의는 승리할 것”이라는 종래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른 한편 호네커를 중심으로 한 당 지도부는 동독 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다. 대내적으로는 슈타지를 동원한 통제와 감시활동으로 사회적 동요세력들을 견제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서독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경제적 지원을 얻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8년간 중단됐던 서독과의 문화협정을 재개하고 동서 국경지역에 설치되어 있던 자동 기관단총을 철거하는 등 관계개선을 추진해 서독의 콜 총리로부터 83, 84년 각각 10억 마르크와 9억5,000만 마르크의 차관을 얻어냈다.


호네커는 또한 1987년 서독을 방문해 문화, 환경 등 교류협정을 추가로 체결하고 노르드라인 베스트팔렌, 라인란드 팔츠, 자아란드, 바이에른 등 서독의 주요 州들을 순회방문하며 서독과의 관계 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이런 서독과의 관계가 개선되는 추세와는 달리 동독 내 정치, 경제적 상황은 좀처럼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생필품 부족, 민주적 절차에 대한 무시, 빈번한 인권침해가 축적되며 반 공산당 저항이 거세지기 시작했다. 88년 초에는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단체들이 출현해 “자유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라는 로자 룩셈부르크의 말을 인용하며 정치적 탄압에 항의했다.

결국 호네커의 대서독 관계개선은 동독을 스스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고 말았다. 서방세계와의 단절은 물론이고 소련 및 전통적인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로부터의 고립도 자초하고 말았다.


최근 북한의 모습이 지난 80년대 동독의 상황과 흡사하다. 핵을 개발하고 세습독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적 박해를 강화해 스스로 국제사회로부터 멀어져 가고 있다. 탈북자의 국내입국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북한 내부정세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이 북한에는 민주주의 뿌리가 허약하고 김정일에 대항하는 세력이 존재하는 않기 때문에 정권은 쉽게 몰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쉽게 잊고 있는 탈북자들의 행렬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막아도 막아도 끝이 없다. 이들이야 말로 목숨을 걸고 김정일에 저항하는 세력들이다. 김정일도 포기한 탈북자, 이 보다 더 강력한 저항세력이 어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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