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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 자동살인기(Todesautomat)

박상봉 박사 2022. 2. 9. 18:36

동독은 1971년 서독 행 탈출자를 저지하기 위해 국경지대에 자동발사장치(Selbstschussanlage) 71,000개를 설치했다. 그 후 국경을 넘는 일은 자살행위와 같았고 탈출자 수도 급감했다. 

이런 와중에 1976년 4월 1일 밤 당시 32세 청년 미하엘 가르텐슐레거(Michael Grartenschlaeger)가 비밀리에 자동발사장치 하나를 해체해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제공했고 슈피겔은 이 장치를 세밀히 분석해 보도하며 자동살인기(Todesautomat)라고 불렀다.

그 동안 자동발사장치 자체를 부인해 왔던 호네커 정권의 잔혹성이 전세계에 알려진 순간이었다. 가르텐슐레거는 4월 24일 밤 두 번째 자동발사장치를 해체해 서베를린 박물관에 팔았다.

1982년 연방총리에 오른 헬무트 콜은 1983~84년 동독의 요청에 따라 19.5억 마르크 차관을 제공하며 자동발사장치 제거를 요구했다. 그리고 동독은 1984년 11월 30일 마지막 자동발사장치를 제거함으로 자동살인기라 불리던 공포의 무기도 완전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