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통일의 길

[자유통일의 길](9) 독일통일의 주역 로베더 암살과 교훈

박상봉 박사 2019. 8. 27. 19:21

[자유통일의 길](9) 독일통일의 주역 로베더 암살과 교훈

 

1991 4 1일 밤 11:30, 동독 인민재산 관리청인 트로이한트 데트레프 카르스텐 로베더 대표의 뒤셀도로프 자택에 총성이 울렸다. 부활절 휴가를 맞아 자택 서재에 있던 로베더를 향한 총성이었고 그는 현장에서 즉사했다. 범인은 동독 슈타지의 지령을 받은 서독 적군파(RAF)의 소행이었지만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

 

로베더는 통일 후 동독 인민재산을 관리, 사유화를 지휘했던 인물이었다. 사유화는 통일 후 헬무트 콜(Helmut Kohl) 정부가 동독재건을 위해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이다. 사유화는 이미 자본주의 국가에서 일반적으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민영화와 의미가 다르다. 민영화가 효율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사유화는 공산권력 해체에 보다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물론 체제전환 과정에서 시장경제체제의 토대를 구축하는 핵심작업이기도 하다.

 

공산주의는 사유재산을 부정한다. 그리고 재산공유제라는 미명 하에 모든 인민재산을 당이 관리한다. 하지만 공산권력의 원천이 바로 이 인민재산이었고 동독 공산정권이 사유화를 두려워했던 이유였다. 인민재산을 당에서 민간으로 이양하는 작업이지만 공산권력을 해체하는 일이었던 것이다. 로베더의 암살은 권력이 인민에게 있고 모든 인민재산은 공유되어야 한다는 명분이 얼마나 추악한 거짓이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2018 11 5, 로베더가 암살된 지 27년이 지난 시점이지만 디벨트(Die Welt) 등 독일의 여러 매체가 당시의 비극을 상세하고 다루고 있다. 좌파 공산당의 권력의지가 얼마나 집요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인민이 등을 돌린 권력은 秋風落葉(추풍낙엽)이다.

 

이런 독일의 사례를 보며 한반도 통일의 미래를 세심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각오가 새롭다. 통일 후 북한재건 과정에서 사사건건 개입하게 될 공산권력에 대비하지 않는다면 통일한국의 미래도 어둡다. 무엇보다 북한 인민재산의 사유화 과정에서 공산권력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즉 조선노동당이 독점해 누리고 있는 인민재산을 해체할 때 그 반발을 무마하는 일이 북한재건의 成敗(성패)를 좌우할 것임을 시사한다.

 

공산주의는 모든 인민재산을 당이 독점하는 체제일 뿐, 인민들의 평등한 삶과 무관하다. 오히려 권력을 이용해 私利私慾(사리사욕)을 채울 뿐이다. 푸틴의 개인재산은 빌 게이츠와 비슷하다. 시진핑, 차우체스쿠, 김정은 이들의 개인재산도 엄청날 것이다.

로베더는 자유통일의 힘든 여정을 암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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