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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급변사태 통일로 이끌어야

박상봉 박사 2010. 6. 18. 12:36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 ‘통일외교’ 제시한 책 내

 

 

“북한의 급변사태를 위기 상황으로만이 아니라 한반도 통일의 기회가 되도록 적극 관리할 통일외교 청사진을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김석우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원장(65·전 통일부 차관·사진)은 10일 자신의 저서 『통일은 빠를수록 좋다』(도서출판 기파랑)를 펴낸 취지를 이렇게 밝혔다. 김 원장은 북한이 지난해 11월 말 시행했던 화폐개혁의 실패와 3·26 천안함 도발 등은 평양 권력의 내부에 심각한 혼란을 안겨 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김정일 유고시 엄청난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책을 펴낸 이유도 바로 “지금처럼 부실하게 통일을 준비해서는 통일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의 앞 부분 2개 장은 북한 급변사태의 발생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북한 정세의 불확실성과 김정일 건강과 후계자 지명 등도 조명한다. 김 원장은 “북한의 3대 세습 후계체계 구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장에서는 독일 통일을 위한 서독의 통일외교 전개 과정을 다뤘다. 함께 책을 쓴 홍성국 박사(전 통일부 경제분석관)의 꼼꼼한 북한경제 분석자료와 통계가 통일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김 원장은 “독일 통일의 부작용과 통일비용의 부담 문제만 집중 부각돼 우리 사회에 통일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한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우리 사회가 통일을 위한 준비를 20% 수준이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의 대북 햇볕정책이 통일외교를 위한 노력을 외면하는 실책을 저질렀다고 비판한다. “대북지원과 교류만을 우선시하면서 북한의 ‘우리민족끼리’논리에 끌려가다 보니 통일을 위한 외교 전개 등 전략적 준비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법대와 대학원을 나와 1967년 외교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김 원장은 외교부 아주국장 때인 92년 중국·베트남과의 수교를 추진했다. 김영삼 정부 때는 통일부 차관을 맡아 외교·통일분야의 전문가로 경륜을 쌓았다. 김 원장은 “독일 통일 20주년을 맞은 올해를 남북통일을 위한 채비를 단단히 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