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컬럼 및 논단

대북 옥수수 지원

박상봉 박사 2008. 6. 5. 08:21
 대북 옥수수 지원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4일 북한에 옥수수 5만t을 지원할 의사가 있다며 북한에 공식적인 접촉을 제안했다. 김 장관은 공식 언론 브리핑에서 작년 북한에 제공키로 남북 간에 합의된 옥수수 5만t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면서 "약 3주전 판문점 대한적십자사 연락채널을 통해 옥수수지원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접촉을 하자고 북측에 제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에 지원을 위한 접촉을 타진했지만 북측에서 명확한 답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이 우리의 제의에 대해 조속히 호응해 오길 바라고 당분간은 북한으로부터의 입장을 기다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일부 NGO 단체들이 북한이 식량난으로 이미 아사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서 검토되었지만 더 큰 이유는 단절된 북한과의 관계를 복원해야 한다는 조바심에 기인하고 있다고 보인다. 지난 10년간의 대북관계는 남북 간의 연결의 끈을 절대로 놓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거의 신념처럼 신봉했다. 그러한 강박관념 하에서 북한 퍼주기는 당연했다.


하지만 주고서도 뺨을 맞는 수모를 연속을 당하면서도 북한의 비위를 맞추며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은 ‘바를 정, 길 도’ 正道가 아니다. 변칙이요 편법이다. 대북관계는 그 유지가 아니라 어떤 관계를 지향해 가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대북정책과 관련해 지난 10년 간의 대북정책에 길들여진 습관을 바꾸기가 어려운 것은 자명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기에 “북한이 요청한다는 단서를 달아 대북지원을 검토할 것이라는 발표는 그저 한 번 해본 이야기가 아니길 바란다. 물론 북한과의 관계가 끊이지 않고 유지될 수 있다면 금상첨화(錦上添花)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일방적인 대북지원을 전제로 해서 유지된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고라도 그런 버릇을 바꾼다는 각오가 먼저다.


좌파세력들의 겁주기, 과거 정권의 자화자찬 식 대북정책에 스스로 동화되어 슬금슬금 초기의 주장을 범벅하는 식으로는 어긋난 대북관계를 바로 잡기 어렵다. 게다가 북한의 서울 불바다와 같은 류의 협박에 굴복해 스스로 정한 원칙을 뒤집는 식으로는 대북관계를 바로 잡기 불가능하다.


대북관계의 정답은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직하게 正道(바른 길)를 가는 것이다. 주변의 흠집내기와 겁주기에 우왕좌왕하는 것은 그 길이 정도가 아니고 투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남한과는 단절하고 미국과만 통한다’는 일방적인 통미봉남 전술도 두려워할 사안이 아니다. 굳이 통미봉남을 고집한다면 전통 우방국인 미국에 보다 강력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해 관철시키면 될 일이다. 남북관계는 온돌방에 메주 띄우듯 천천히 하지만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새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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