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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독, 서구식 소비문화에 발빠른 적응

박상봉 박사 2006. 3. 23. 17:29
 

동독, 서구식 소비문화에 발빠른 적응

Ex und Hopp im Osten


통일 후 동독사회는 서구의 소비문화에 기대 밖으로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만성적인 생필품 부족현상에 시달려왔던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 오랜 시간 지내왔음에도 통일 후 동독인들의 체제 적응은 문화생활 면에서 부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분단된 동독에서는 정치적, 사회적 자유도 제대로 누리지 못했고 의식주 등 기본적인 생활수준도 서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 베를린-서독을 잇는 3군데 고속도로(Transitstrecke)에는 서독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포르쉐, 메르체데스 벤츠, BMW, 아우디, 오펠 등 호화로운 차량과 동독의 어설픈 바르트부르크와 트라반트(동독 차종으로 2기통)가 있는 그대로 대비되었다. 최대 시속 80km를 달리는 동독인들은 마음만 먹으면 200km로 달릴 수 있는 오색찬란한 서독의 차량을 늘 부러움으로 바라보았다.(통일이 되자 동독인들이 가장 선호했던 제품이 서독 산 중고차량이었고 그 수요가 가히 폭발적이었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통일 전 동독인은 입을 옷과 먹을 음식, 그리고 쉴집에 만족했고 트라반트를 구매하려 해도 10여년을 기다려야 했다. 이들에게 서방세계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고급 옷, 멋있는 색과 세련된 디자인, 깔끔하고 안락한 주택은 그림의 떡에 불과했다.

통일 후 서독의 시장경제 체제로 편입된 동독주민들은 과거 아끼고, 절약할 수밖에 없었던 소비행태를 완전히 잊어버렸다. 너무도 쉽게 서독의 소비문화에 젖어들었다. 이들에게 환경보호, 재활용과 같은 용어는 너무나 생소하다.


환경부가 소비생활 패턴의 일환으로 조사한 다음과 같은 통계는 동독인의 소비문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각주별 일회용 포장상품 사용지수

순위

일회용포장상품 사용지수

1

베를린(동․서베를린포함)

54

2

브란덴부르크(동)

48

3

작센-안할트(동)

45

4

메클레부르크-포어폼메른(동)

43

5

튀링겐 (동)

37

6

작센 (동)

35

7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서)

33

8

니이더작센 (서)

33

9

함부르크 (서)

33

10

브레멘 (서)

33

11

노드라인-베스트팔렌 (서)

27

12

헤센 (서)

23

13

자아란드 (서)

20

14

라인란드-팔쯔 (서)

20

15

바이에른 (서)

18

16

바덴-뷔르템베르그 (서)

15



도표에 따르면 베를린을 포함한 구 동독 신연방 5개주의 주민들이 다른 서독의 11개 주에 비해 일회용 포장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회용품 사용이 가장 낮은 바이에른과 바덴-뷔르템베르그는 독일의 16개 주 중에서 1, 2위의 부자 주(州)로 이미 풍부하게 살아본 소비자일수록 환경보호와 재활용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다. 만성적으로 부족한 사회에서 지내온 동독주민들의 소비성향은 아직까지는 환경을 고려할 만큼 성숙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남북 간의 이질감 극복을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추진되고 있으나 가장 좋은 이질현상의 극복은 그냥 함께 살도록 하는데 있다. 아무리 완벽하게 연구하고 이론적으로 교육해도 스스로 체험하고 느껴보지 못한다면 효과는 미흡하다.

I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