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단상(2022)

진보 vs 좌파

박상봉 박사 2022. 9. 27. 11:44

[진보 대 좌파]

에곤 바! 서독 빌리 브란트 총리의 동방정책을 설계한 인물이다. 하지만 통일관은 브란트와 전혀 달랐다. 독일이 통일을 이루자 브란트는 “Jetzt wächst zusammen, was zusammen gehört!” (원래 하나였던 것이 이제야 함께 자라게 되었구나!)라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반면 에곤 바는 통일에 불편한 심사를 감추지 않았다. 막상 독일이 통일을 이루었을 때는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기민련(CDU)을 향해 “아데나워부터 콜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CIA 요원이었다”는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통일 전에도 에곤 바는 다양한 주장으로 동독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독에 자유, 인권 등의 가치를 수출하지 마라“, ”베를린 장벽을 허물려 하지 마라“ 등등. 브란트(Brandt)가 진보였다면, 바(Bahr)는 좌파였다는 증거다.

문재인의 통일관에도 에곤 바의 모습이 보인다. 그는 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진보주의자임을 내세우고 있지만 김정은 독재체제 하에서 착취당하고 있는 2천4백만 주민들보다 세습 독재자, 잔혹한 인권침해범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진보적 가치를 중요시 하는 유럽 그리고 독일, 독일 내에서 가장 진보적 매체인 타츠(taz)조차 김정은에 대해 ”백성을 인질“로 잡고 있다며 혹평하고 있는데 문재인은 ”김정은 위원장님의 생명존중 의지에 경의“를 표한 바 있다. 영국의 BBC는 문재인을 향해 ”김정은 변호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문재인은 또한 당대표 시절 20대 총선에서 통진당 전력이 있는 김종훈, 윤종오의 당선을 위해 자당 후보를 사퇴케 한 바 있다. 이렇게 김종훈, 윤종오는 국회의원 뱃지를 단 바 있다.

문재인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진보입니까, 좌파입니까?